드디어 학생들이 등교한다. 오는 13일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전국 초·중·고등학생이 순차적으로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듣게 된다. 코로나로 지난 3월 2일 예정이던 개학이 몇 차례 연기된 후 73일 만이다. 등교 수업 결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작용했다. 생활방역과 학습 공백이다.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가 방역 당국의 통제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6일부터는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된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도 된다는 조심스러운 판단이다.
또 하나는 어린 학생들의 돌봄 문제와 수험생들의 학습 공백이 길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다. 코로나 여파로 사상 초유의 원격수업이 진행 중이지만, 가보지 않은 길이라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비대면 수업이다 보니 교사와 학생의 소통이 어려워 학습 효과가 떨어졌다. 학교·교사·지역별 온라인 수업의 수준이 달라 학습 격차가 벌어졌다. 초등학교 저학년은 돌봄 문제 때문에 맞벌이 부부들의 고심이 깊었다. 가장 큰 타격은 입시를 앞둔 고3 수험생이다. 올해 첫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도 수 차례 연기 끝에 결국 집에서 보는 원격 시험으로 진행됐다. 전국 단위 채점이나 성적 처리를 하지 않아 사실상 입시 전략을 세우는 모의평가의 역할을 하지 못해 수험생의 불안감은 커졌다.
이번 등교 수업은 사회적 공감대 속에 결정된 것이긴 하지만 걱정이 앞선다. 학교는 대규모 감염 위험이 어느 집단보다 커 학생들이 ‘조용한 전파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작 학생들은 무증상이거나 경증으로 넘어가더라도 집에 있는 조부모나 부모에게 감염시킬 수 있다. 방역 모범국으로 평가받다가 개학 이후 환자가 급증한 싱가포르의 사례도 있다. 정부가 연휴기간 감염 여파를 고려해 고3을 제외한 학생들의 등교 수업까지 2주간 공백을 둔 것은 바람직한 결정이다.
교육부는 안전한 등교를 위한 방안으로 학년·학급별 급식시간 차별화, 식사시간 외 마스크 착용 등의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았다. 개학 때까지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아이들이 자유롭고 활기찬 교실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이제 어른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 강제성을 띤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방역과 일상을 병행하는 새로운 시도로의 전환이다. ‘뉴 노멀’생활방역의 성공 여부는 등교 수업 정착 여부에 달려 있다. 정부와 사회가 함께 총력을 기울여 아이들에게 안전한 학교를 돌려줘야 한다.
[사설] 생활방역 성공은 등교 수업 정착에 달렸다
입력 2020-05-05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