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4일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우리 경제가 즉각 반등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실물경제 침체와 실업 등 본격적인 충격은 이제 시작”이라며 “강력한 경제 방역이 필요한 때”라고 했다. 경제 부처 차관이 이렇게 직설적인 표현으로 우려를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우리 경제가 맞닥뜨린 상황이 엄중하다는 방증이다. 생활방역으로 전환하면 사회경제활동이 확대돼 경제 사정이 나아질 것이란 기대가 있는 게 사실이지만 앞날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한국 경제는 내수·수출이 동반 위축되고 있다. 내수·고용 등 민생경제가 어려움에 빠진 가운데 수출 감소로 지난달 무역수지가 99개월 만에 적자로 전환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전년 동기 대비 0.1% 상승에 그친 것은 경제 활력이 약화됐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과거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때는 비교적 빠른 시기에 회복 국면으로 돌아섰지만 이번 위기는 결이 다르다. 글로벌 공급·수요망이 무너지는 등 실물 부문의 충격이 동반돼 조기 회복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 경제활동 폭이 늘어나면 내수는 어느 정도 회복될 수 있겠지만 미국, 유럽, 중국, 아세안 등 주요 수출 대상국들이 코로나의 한복판에 있거나 후유증이 커 버팀목인 수출은 언제 살아날지 불투명하다. 미국이 코로나19의 발원지로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를 지목하며 중국 책임론을 제기하는 등 미·중 간 관세 전쟁이 재점화될 조짐이 있는 것도 위험 요소다.
정부는 한국판 뉴딜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중심으로 위기에 대응하겠다는 태세다. 이를 위해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용 2차 추경에 이어 기업 안정화 대책과 고용안정 특별대책 등을 위한 3차 추경을 추진하고 있다. 일자리는 경제와 복지 정책의 핵심으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재정에 의존해 단순히 일자리를 지키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허약해진 경제 체질을 강화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부합하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사설] “경제 충격 이제 본격화”… 일자리·체질 강화 주력해야
입력 2020-05-05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