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최다승 두산 vs 최다패 LG, 오늘 ‘잠실 더비’

입력 2020-05-05 04:04
SK 와이번스 선수들이 2020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 개막을 하루 앞둔 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 관중석에 설치된 관객 그림 현수막을 바라보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무관중으로 정규리그를 개막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세를 살펴 관객 수용 규모를 단계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가 어린이날(5월 5일) ‘잠실 더비’로 2020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KBO리그) 개막 축포를 터뜨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을 범사회적인 억제 체계로 극복하고 있는 한국에서 프로야구 개막은 일상 복귀의 신호탄이다. 대만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프로 리그를 재개하는 상징성이 어린이날 개막으로 의미를 더하게 됐다. 개막전 최고 흥행카드로 지목된 잠실 더비에서 어느 때보다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개막전은 오후 2시 전국 5개 도시에서 일제히 펼쳐진다. 그중 서울 잠실구장을 사용하는 두산과 LG의 개막전 맞대결은 2014년 3월 29일로부터 6년 만에 성사됐다. 1983년 4월 2일 두산과 LG의 전신인 OB와 MBC의 맞대결로 시작된 9차례의 잠실 더비 개막전은 ‘라이벌’이라는 표현이 무색하게 한쪽의 일방적인 승리로 점철됐다. 두산은 OB 시절부터 8승1패로 LG를 압도했다. 그 결과 두산은 개막전 통산 23승(12패 1무)을 기록해 10개 구단 중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반대로 LG는 개막전 22패(16승)로 최다패의 오명을 안고 있다. KIA 타이거즈(14승21패)가 개막전에서 1패를 추가하기 전까지 LG는 이 기록을 보유하게 된다. 오명을 벗으려면 매년 개막전마다 꾸준하게 승리하는 수밖에 없다. 올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더욱이 잠실 라이벌 두산을 상대하는데다, 1994년을 마지막으로 탈환하지 못한 한국시리즈 우승을 26년 만에 달성할 의지도 불태우고 있어 승리가 절실하다.

LG의 개막전 선발은 좌완 차우찬이다. 타일러 윌슨, 케이시 켈리와 같은 외국인 투수진이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2주 자가격리 의무로 팀 합류가 늦어 ‘토종 베테랑’을 선발로 앞세웠다. 차우찬은 지난 시즌 29경기에서 13승8패 평균자책점 4.12로 비교적 준수한 성적을 냈다.

두산은 지난해까지 KT 위즈에서 활약하고 올 시즌에 영입한 우완 라울 알칸타라를 개막전 선발로 올려 맞불을 놨다. 알칸타라는 지난 시즌 KT에서 11승11패 평균자책점 4.01을 기록했다.

NC 다이노스는 같은 시간 대구 원정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개막전 5연승에 도전한다. 지금까지 개막전 5연승 팀은 두산·삼성·롯데 자이언츠뿐이다. 한화 이글스는 SK 와이번스를 상대할 인천 원정에서 개막전 9연패의 사슬을 끊기 위해 결의를 다지고 있다. 한화는 2009년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선발승을 마지막으로 개막전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2014년 개막전의 경우 우천 취소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홈런 공장’으로 불리는 SK의 강타선을 상대할 한화의 개막전 선발은 지난 시즌 에이스로 활약한 워윅 서폴드다.

KBO리그 개막전은 구미의 AP·AFP통신부터 중동권 최대 방송사인 알자지라까지 주요 외신들이 취재를 신청할 만큼 관심을 받고 있다. 비록 무관중으로 개막하지만, 구단마다 각각의 방식으로 분위기를 띄울 준비를 하고 있다.

개막전 홈경기를 개최하는 SK와 삼성은 시구자를 초청했다. SK는 세뱃돈을 모아 코로나19 방역 물품을 기부한 초등학생 노준표 군, 삼성은 전국의 의료진을 대구로 불러모은 이성구 대구시의사협회장을 각각 시구자로 초청했다. LG는 팬들의 응원 문구를 적은 현수막들을 잠실구장 곳곳에 펼칠 계획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