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해안가에 방치된 꼬막·굴 패각과 양식장에서 나온 죽은 물고기는 이제 더이상 애물단지가 아니다. 친환경농자재 원료로 활용되면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해양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억대 소득까지 창출해 1석3조의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굴 패각과 죽은 물고기 등은 ‘폐기물관리법’에 따라선 사업장폐기물지만, ‘친환경농어업법’에 의하면 천연원료로 생산된 농자재로 여겨진다. 전남도는 올해 굴 패각을 원료로 생산한 패화석비료(토양개량제) 1만4000t(15억원)을 전국의 농민들에게 공급한다. 이는 전국 공급량의 38%에 해당되는 양이다.
패화석비료는 패각을 100% 사용한 천연비료로 토양개량과 병충해 방지, 수확량 증대 효과가 뛰어나다. 전남도내에 총 5개의 생산업체가 있으며, 전남지역 연간 패각 발생량의 36%인 약 1만9000t을 비료와 가축사료 첨가제 등의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패화석비료를 생산한 해남 풍원석회는 순천대 산학협력단으로부터 유기농업자재 목록공시와 국가기술표준원의 우수재활용품(GR) 인증을 받아 연간 1만3000t의 비료를 생산하고 있다.
죽은 물고기를 이용해 유기질비료를 생산한 업체도 있다. 완도 전남서부어류양식수협은 강진과 해남, 진도, 신안지역 양식장에서 연간 약 4000~5000t의 죽은 물고기를 수거해 비료 원료인 어분 1400여t을 생산하며 2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수협이 생산한 어분(60%), 골분 등이 첨가된 친환경 비료 ‘광어플러스’는 채소와 과수작물의 수확량 증대 효과가 있어 농가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또 농협 정부 보조지원 유기질비료로 등록돼 전국 농가에 공급되고 있다.
유동찬 전남도 친환경농업과장은 “다양한 수산 부산물을 이용한 친환경농자재 개발과 생산시설 설치 지원 등을 계속 확대하겠다”며 “패화석비료 공급 확대는 물론 친환경농자재 산업을 전남 블루이코노미를 선도할 수 있는 산업이 되도록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무안=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