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시행하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오는 6일부터 ‘생활방역’으로 전환된다. 모임과 외출이 원칙적으로 허용되고, 박물관과 미술관 등 공공 실내시설 운영이 재개된다. 두 달 넘게 미뤄진 초·중·고교 개학도 다음 주 고3을 시작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회의를 열고 6일부터 생활방역(생활 속 거리두기)으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3월 22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처음 시작된 지 45일 만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보다 완화된 형태인 생활방역은 일상으로 복귀하되 생활 속에서 거리두기를 이어가는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천함으로써 코로나19의 재유행을 막는 것이다.
일단 기본적인 거리두기와 방역지침을 준수하면서 회식이나 모임, 외출 등 일상생활을 허용하기로 했다. 문을 닫았던 공공시설의 경우 미술관, 박물관 같은 실내 분산시설부터 우선 개장한다. 이후 스포츠 관람시설과 같은 실외 밀집시설, 국공립 극장, 공연장, 복지관 등 실내 밀접시설도 개장한다.
종교시설과 체육시설, 학원, 유흥시설 등 모임시설에 대해선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운영하되 지역 방역 상황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재량으로 운영 자제와 같은 행정명령을 실시하기로 했다. 공공시설 운영 재개와 고위험 시설 행정명령 등은 이달 말까지 단계적으로 조정되며 상황이 악화하면 언제든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복귀한다.
초·중·고생은 이달부터 학교에서 등교 수업이 이뤄진다. 등교 수업 시작 시점은 18일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국민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번 연휴로 인한 감염 발생 상황을 잠복기를 고려해 14일 동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고3은 예외적으로 다른 학년보다 먼저 등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등교 수업 시기와 방법은 유 부총리가 4일 발표할 예정이다.
생활방역으로 전환해도 5대 개인 방역수칙은 그대로 지켜야 한다. 아프면 출근·등교하지 않고 3~4일 집에서 쉬어야 하며, 실내에선 적어도 1m의 거리두기를 유지해야 한다. 손 씻기와 기침 예절, 마스크 착용, 주기적인 환기와 소독도 일상화해야 한다.
정부는 생활방역 전환의 기본 조건으로 제시했던 ‘하루 확진 50명 미만’ ‘감염 경로를 모르는 환자 발생률 5% 미만’ 목표가 어느 정도 충족됐다고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9일 39명으로 떨어진 이후 이날 13명을 기록하기까지 25일째 50명 미만으로 집계됐다.
생활방역으로의 전환과 함께 현재 ‘심각’인 위기 단계를 낮추는 논의도 본격화한다. 박능후 중대본 1차장은 “이번 연휴기간 이후의 환자 발생 추이 등 후속 영향을 엄밀히 살펴보며 위기 단계를 조정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검토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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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