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 종교개혁기에 칼뱅의 개혁주의 신앙을 철저히 따른 신앙공동체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위그노(Huguenots)라 부릅니다. 위그노들은 당시 가톨릭교회의 지배 아래에 있던 프랑스에서 개혁신앙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저항했습니다. 위그노 전쟁(1562~1598)으로 역사에 기록된 30여년 동안 3만여명의 위그노가 가톨릭의 박해로 살해됐습니다. 이런 박해 가운데서도 위그노의 숫자는 신앙의 자유가 선포될 무렵 125만여명으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그들은 사회 각 분야의 엘리트였고 경제력과 사회적 신분이 보장된 계층이었지만, 예수를 믿는다는 이유로 모든 재산을 빼앗기고 직업을 잃어야 했습니다. 자녀들도 배움의 기회를 박탈당해 어떠한 교육도 받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자녀들에게 무엇을 물려줘야 할까요. 돈 명예 학력 그 무엇도 아닌 믿음입니다. 위그노들은 자녀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물려줘야 하는지 분명히 알고 있었기에 세상의 지식 물질 명예가 아닌,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을 물려주려 했던 것입니다.
반면, 이 시대의 부모는 무엇이 자녀의 인생을 책임져줄 수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자녀의 영혼을 지키기 위해 무엇과 싸우고 무엇에 저항하며 살아야 하는지에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좋은 대학에 가서 좋은 직업을 갖고 세상에서 인정받는 세상의 용사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합니다. 그렇게 부모가 노력하면 할수록 자녀의 영혼과 인생은 철저히 병들어간다는 진리를 모르기에 자녀를 가장 사랑하는 부모가 오히려 자녀의 인생을 망치는 비참한 결과를 맞이하는 것입니다.
그런 비참하고 애통한 일이 일어나지 않으려면, 사랑하는 자녀들을 지키려면 부모가 저항해야 하는 7가지를 기억해야 합니다. 지난 칼럼에 제시한 3가지에 이어 부모가 저항해야 하는 네 번째를 제시합니다.
네 번째, 부모의 교육에 대한 무지에 저항하라. 대한민국 부모들의 교육에 대한 열정과 관심은 날이 갈수록 거대해지고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교육에 대한 무지 또한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교육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저 영어 수학 가르치는 게 교육이라 생각하고 좋은 대학에 합격하면 교육을 잘 했다고 평가하는 미련한 발상이 부모를 무지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 시대에 우리는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소용돌이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부모로서 새로운 시대를 헤쳐 나아가야 하는 자녀들에게 아직도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게 자녀의 인생을 안전하게 지켜줄 거라는 무지에 빠져있지 않는지 철저히 돌아봐야 합니다. 평생 먹고 살 동력을 만들어야 하는 10대에 부모로서 무엇을 가르쳐 줘야 하는지를 모르는 그 무지가 철저히 자녀의 능력과 미래를 짓밟아 버리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교육에 대해 무지한 부모들에게 쉽게 나타나는 특징 중 하나가 주변 사람들의 말에 쉽게 흔들린다는 것입니다. 내 자녀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이 결핍돼 있는지에 집중하기보다 주변에 공부 잘하고 좋은 대학을 간 아이들이 무엇을 배우는지를 쫓아가다 보니 갈대처럼 이리저리 흔들리다 자녀 인생에서 황금과 같은 시간을 놓쳐버리게 됩니다.
이 시대의 부모들은 교육이 무엇인지 모르는 무지에 저항해야 합니다.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자녀들을 병들게 하는 모든 문제가 어디서 오겠습니까. 공부를 안 하고 비전이 없고 부모에게 대들고 자신의 뜻에 맞지 않을 때 나오는 나쁜 습성과 같은 모든 문제는 다 영의 문제입니다.
영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절대 우리 자녀들의 삶 속에 나타나는 문제점들이 해결될 수가 없습니다. 세상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부모들의 무지한 노력이 자녀들의 영혼을 더욱 병들게 하는 악순환이 거듭됩니다.
영의 문제가 해결돼 자녀들의 영혼과 마음이 소생될 때, 공부뿐 아니라 자녀의 앞길을 가로막았던 실력 인격 구원의 문제가 모두 함께 해결되는 놀라운 영적 시너지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교육은 생명입니다. 교육이란 그저 눈앞에 보이는 성적표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의 영혼의 상태에 주파수를 맞추는 것입니다. 세상 속에서 내 자녀의 영혼이 메말라가고 빈곤함 속에 영적 미숙아가 되고 있는지, 아니면 영혼이 풍성히 살찌워져 세상이 감당치 못하는 하나님의 자녀로 성장하고 있는지 영혼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 진짜 교육인 것입니다.
정리=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