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저지주 클리프턴 사랑의글로벌비전교회는 2006년 김은범 목사의 가정집에서 시작된 교회다. 2007년 4월 창립 예배를 드린 글로벌비전교회는 2012년 미국 개혁장로교단(CRC) 소속 사랑의교회가 건물 유지에 어려움을 겪자 통합하고 현재의 이름으로 바꿨다.
김 목사는 그리스도신학대를 졸업하고 96년 유학을 와서 미국 필라델피아 비블리컬 칼리지와 갈보리신학대를 졸업했다. 필라안디옥교회 부목사 시절 청년사역을 하면서 부흥을 경험했던 그는 ‘모든 민족을 위하고 주님의 재림을 앞당기는 기도의 집이 되게 해 달라’며 청년부 제자들과 함께 교회를 개척했다.
김 목사는 “주님의 집을 먼저 채운다는 목회철학을 갖고 말씀을 전했는데, 매년 갑절의 부흥을 주셨다”면서 “지금도 열방을 향해 또 다른 교회를 개척하는 교회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교회 개척 멤버들은 뉴욕 서쪽 뉴저지에 터를 잡고 전도지를 뿌렸다. 김 목사는 “교회 개척 초기 기도 제목이 이민 사회에서 환란 당한 자를 붙여주시면 그들을 말씀으로 회복시키겠다는 것이었는데, 하나님은 정말 이혼하거나 정신병을 앓는 어려운 사람들을 보내주셨다”고 회고했다.
교회는 7년간 간판도 없이 미국인 교회를 빌려 예배를 드렸다. 김 목사는 “개척 초기 이혼한 한인 2세를 1년 동안 데리고 살면서 제자훈련을 시켰더니 삶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났고 3년 만에 이혼한 아내와 재결합하는 역사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혼한 한 여성은 교회에서 복음의 감격을 체험하고 원수 같던 전 남편의 새 아내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이 벌어졌다”면서 “그렇게 두 사람이 5년 동안 성경공부를 같이하면서 삶이 변화됐다”고 했다. 이어 “이런 회복의 역사는 목회자의 열정만으로 불가능하며 강력한 예배 속 하나님의 카리스마, 복음 안에서만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미국 이민 사회에서 교회개척이 가능하듯 한국에서도 교회개척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개척은 복음의 확신에 따른 것이어야 하지 자기 삶의 필요에 의한 것이어선 안 된다”면서 “번듯한 상가건물에서 개척하려 하지 말고 가정에서 뜻이 맞는 한두 명과 개척을 하고 초대교회처럼 찬양과 기도, 말씀에 집중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 되도록 진실하게 목회한다면 하나님께서 분명히 길을 열어주실 것”이라고 했다.
김 목사는 교회가 구원을 점검하는 시간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교회도, 미주 한인교회도 하나님의 역사가 있다면 급성장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면서 “교회의 뿌리가 없다 보니 영적으로 힘이 없고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는 게 문제다. 교회는 성도의 구원을 하나하나 꼼꼼하게 점검하는 공동체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랑의글로벌비전교회는 한인교회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부모세대와 자녀세대의 언어장벽, 세대 차이가 크지 않다. 모두 한자리에서 예배를 드리는데, 김 목사가 설교하면 옆에서 통역해준다. 주보도 앞면은 한글, 뒷면은 영어다.
김 목사는 “미주 한인교회의 공통적인 문제는 부모와 자녀가 언어와 문화 때문에 따로 예배를 드리다 보니 영적인 공통분모가 형성돼 있지 않다는 점”이라며 “부모세대는 자녀들을 돌봐주지 못했다는 미안함이, 자녀세대는 가정에 대한 결핍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랑의글로벌비전교회는 이런 문제점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초창기부터 부모와 자녀세대가 한자리에 앉아 똑같은 설교자로부터 한국어와 영어로 설교를 듣고 똑같은 큐티를 한다”면서 “헌금 특송도, 선교 활동도 가족 단위로 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3대가 같은 본문과 같은 언어, 같은 영적 정신으로 함께하다 보니 이중언어를 구사하는 것은 물론, 세대통합이 이뤄지고 담임목사와 같은 지점을 바라보게 된다”면서 “결국 예배가 가족치유를 위한 최고의 길이었다”고 덧붙였다.
교회는 2009년 열정적인 예배를 드린 지 얼마 되지 않아 미국교회에서 쫓겨났다. 이후 한인타운에서 2년간 임시 거처를 마련해 예배를 드리다가 CRC교단의 파격적 제안으로 교회를 통합한 후 건물을 얻게 됐다.
김 목사는 교회가 생기를 찾으려면 목회자가 원색적 복음의 DNA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목회자는 ‘착한 목자’가 아니라 ‘선한 목자’가 돼야 합니다. 말씀의 권위, 하나님의 현현을 보여줘는 리더가 돼야지, 성도가 떠날까 봐 걱정하며 착한 리더가 되려 하면 오히려 목회 권위에 도전하는 불상사가 발생합니다.”
‘선한 목자’ 여부는 복음을 삶에서 경험했는지에 달려 있다. 김 목사는 “목회자가 복음의 DNA를 경험하지도 못하고 제시조차 못 한다면 그 교회는 종교인 양산 프로그램을 하는 모임이 될 것”고 경고했다.
교회는 매년 수십만 달러의 선교비를 들여 인도 탄자니아 네팔 이스라엘 등에서 선교 활동을 펼친다. 교회는 2년 전 뉴욕 맨해튼에 교회를 분립 개척했으며, 올해 또 다른 교회를 개척한다. 성도들은 애틀랜타 새한교회 송상철 목사가 제작한 ‘그림 일대일 전도지’로 복음을 전한다.
뉴저지=글·사진 백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