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형’ ‘지자체형’에 이어 ‘마을형’과 ‘교육형’까지 등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재난지원금의 형태가 다양하게 진화하는 양상이다.
3일 전북 완주군에 따르면 상관면 정좌마을은 마을기금을 활용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에게 20만원씩을 지급했다. 마을 공동체가 주민들에게 준 ‘마을형 재난지원금’이다. 최근 총회를 열어 경제적 어려움과 정신적 피로감을 겪는 어르신 20명에게 모두 400만원을 나눠주기로 했다.
마을기금은 공동체사업으로 얻은 수익금과 동네 주민이 십시일반 모은 것이다. 단체관광이나 마을잔치를 목적으로 조성됐다. 김진곤 이장(54)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우울해하는 어르신들이 많고 노인 일자리 등 경제활동이 끊겨 경제적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어 작은 도움을 드리자고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전북도의회는 ‘교육재난지원금’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최영규 의원은 불요불급한 시설비와 기금적립금 등 약 219억원을 도내 21만7000명의 유치원생과 초·중·고교 학생에게 1인당 10만원씩 나줘주자고 제안했다.
울산과 제주는 이미 교육재난지원금을 도입했다. 울산시와 울산시 교육청, 울산시의회, 울산의 5개 구·군 단체장은 지난달 유치원과 초중고교 441개교 학생 15만여명에게 10만원씩의 교육재난지원금을 주기로 했다. 기관별 분담 금액은 교육청 122억8000만원(81%), 울산시와 5개 구·군 28억6000만원(19%)이다.
제주도교육청도 도내 초·중·고교·특수학교 재학생 7만8000여명에게 교육재난지원금으로 1인당 30만원을 지원키로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불용예산 246억원을 7월 중에 학생들에게 환원할 예정이다. 서적·문구 구입 등 공교육 활성화와 방역물품 구입 등은 가능하나 사교육에는 쓰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지난달 24일 도의회 답변에서 “휴업과 온라인개학으로 일정 부분 불용예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학생들에게 환원해 교육 활동의 공백을 최소화하고 나아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마중물로 쓰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주·울산·제주=김용권 조원일 문정임 기자 ygkim@kmib.co.kr
재난지원금의 진화… ‘마을형’ ‘교육형’까지 등장
입력 2020-05-04 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