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인공지능 기반 신성장 동력 창출, UNIST가 이끈다

입력 2020-05-04 19:32
울산과학기술원(UNIST) 학생들이 첨단 정보통신(ICT) 실습실에서 인공지능(AI) 관련 과제를 실습하고 있다. UNIST 제공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포커스를 맞춘 연구중심 대학이다. 2009년 산업도시 울산에 걸맞는 연구중심대학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이공계 중점대학으로 출발했다.

11년 동안 과감한 투자와 적극적 지원으로 세계적 수준의 연구 성과를 배출했다. 세계 대학평가에서도 이를 인정받아 논문의 질을 평가하는 네덜란드 라이덴 랭킹에서는 2017년부터 3년 연속 국내대학 중 1위를 차지했다. 영국 대학평가기관 THE가 선정한 2019 세계신흥대학평가에서는 세계 20위를 차지했으며, 네이처인덱스에서 선정한 세계 10위 젊은 대학에 오르기도 했다.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구성원들의 창업을 독려해 울산에 신성장동력을 공급하는데도 힘쓰고 있다. UNIST는 올해 3월까지 교원창업기업 45개사, 연구원창업기업 1개, 학생창업기업 53개사 등 총 99개 창업기업을 배출했다. 이들 창업기업이 유치한 정부 및 민간연계 투자 R&D 자금은 1419억원 수준으로, 높은 가능성을 인정받으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적극적인 기술사업화는 산업도시 울산의 주력산업 성장을 지원하고, 신성장 동력을 창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 게놈 만명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한 바이오메디컬 산업 육성 노력과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연구개발 협력은 울산의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UNIST는 2019년 11월 취임한 이용훈 제4대 총장 중심으로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고 있다. AI 연구를 신규 중점추진 분야로 선정하고 AI 대학원 사업을 적극 추진해왔다.

지난달 16일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0년 AI 대학원 지원 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AI 대학원은 ‘국가와 동남권에 공헌하는 세계적 인공지능 대학원’을 비전으로 세계 10위권의 AI 연구실적과 10억 달러 가치의 기업을 배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세계 최고 수준의 AI 연구·교육을 제공, 지역산업과 국가경제에 기여할 핵심 분야 문제해결에 나설 계획이다.

또 AI 대학원을 기반으로 한 ‘AI 혁신 파크’를 조성, 울산은 물론 동남권 전체의 인공지능 기반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지역 내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선박, 스마트 모빌리티, 스마트 헬스케어 등 관련 산업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울산시와 자율주행차량, 개인용 비행체(PAV)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기반이 될 ‘미래 모빌리티 연구소’ 추진 방안을 협의 중에 있다. 또 울산에 설립되는 산재공공병원과 연계해 산재, 직업병을 전문으로 하는 스마트 헬스케어 융합대학원 설립도 계획 중이다.

울산지역의 정밀화학산업과 연계해 반도체 소재 분야 진출을 돕는 방향의 성장방안도 구상 중이다. UNIST는 이와 관련해 반도체 소재부품 융합대학원 유치를 추진해 울산이 반도체 소재산업의 메카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UNIST는 이들 신규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통해 세계적 과학기술대학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함과 동시에 이 과정에서 울산 지역의 혁신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혁신 신사업 추진을 뒷받침하기 위한 학사조직 개편 등 내부적 변화도 계획 중이다. 학과 중심의 분권체제를 구축하고 특화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총장 중심의 운영체제에서 각 학과 중심의 운영체제로 변화한다. 학과 특성에 맞는 성장 전략과 발전 방향을 마련해 경쟁력을 갖추는 게 목표다.

▒ 이용훈 UNIST 총장
“AI 대학원 설립, 세계 최고 수준 연구 수행 계기 될 것”

“UNIST가 준비된 역량을 바탕으로동남권 전체의 인공지능(AI) 기반 혁신을 이끌어 나가겠습니다. ”


이용훈(65·사진) 울산과학기술원(UNIST) 총장은 4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AI 대학원 설립으로 AI 연구의 추진력을 얻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최근 AI 대학원 개원을 신청한 12개 대학 중 UNIST, 연세대, 한양대 등 3개 대학을 선정했다. 지방 소재 대학은 UNIST가 유일하다. 울산시는 AI 대학원에 27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에 3곳이 새로 선정됨에 따라 AI 대학원이 있는 국내 대학은 KAIST와 고려대 등 8곳이 됐다.

이 총장은 이번 AI 대학원 설립을 기반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AI 연구·교육을 제공해 지역 산업과 국가 경제에 기여할 핵심 분야 문제 해결에 나설 계획이다.

UNIST는 인공지능 분야에 젊고 유능한 연구진을 이미 포진되어 있고 AI 관련 주요 학회 발표실적도 서울대, KAIST, POSTECH에 이어 국내 4위 수준으로 경쟁력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총장은 “제조업에 인공지능 결합은 제조업 재도약을 위해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가 됐다”며 “전 세계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 변화를 추진하고 있고, 우리나라 산업계도 변화를 위한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장은 AI 혁신파크를 만들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기업체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5~6개월 과정으로 인공지능을 교육하고, 이를 산업 현장에 적용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UNIST 인공지능 대학원은 오는 가을 학기에 30명을 모집해 개원한다.

이와 함께 스마트 제조, 스마트 선박, 스마트 모빌리티, 스마트 헬스케어 등 신산업 육성에 기여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