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일 노동절을 맞아 노동자를 ‘우리 사회의 주류’로 지칭하며 연대와 협력의 중심에 서 달라고 당부했다. 양대 노총의 견해차로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적 대화가 공전하는 상황에서 노동계에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올린 노동절 메시지에서 “노동의 힘은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에 있다. 연대와 협력으로 우월한 힘에 맞서 삶의 균형을 맞추고자 하는 것은 노동자의 숙명”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며 상생이 얼마나 소중한 가치인지 돌아보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나누는 노동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면서 “노동자는 이제 우리 사회의 주류이며, 주류로서 모든 삶을 위한 ‘연대와 협력’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정부도 노동자, 기업과 함께 혼신을 다해 일자리를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의 ‘노동자=사회 주류’ 발언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노동절에도 공회전하고 있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노동단체의 참여를 호소하면서 “노동계 또한 우리 사회의 주류라는 자세로 함께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실업대란 등이 우려돼 사회적 대타협 논의가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사노위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민주노총은 경사노위 틀 밖에서 원포인트 대화기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정세균 국무총리 등 정부 측은 신속한 대화 필요성을 고려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노동계의 다른 축인 한국노총은 민주노총이 제안한 대화 형식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며 참여 여부 결정을 유보한 채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던진 메시지는 양대 노총이 힘겨루기를 멈추고 신속히 대화 테이블에 앉도록 당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도 이날 한국노총과 고위 정책협의회를 가졌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제부터는 노동의 시간”이라며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노사정이 지혜를 모을 때”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참모들과 청와대 인근 곰탕집을 깜짝 방문해 점심식사를 했다. 애초 연휴 기간에 연차를 쓰고 경남 양산의 사저에 내려갈 계획이었으나 지난 29일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로 취소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노영민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김연명 사회수석 등과 함께 곰탕과 수육 등으로 오찬을 했다고 전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문 대통령과 참모들은 식당 안에서 서로 거리를 두고 앉아 식사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 인근 식당을 찾은 것은 취임 2주년이었던 지난해 5월 10일 이후 약 1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어려운 상황이라 가급적 주변 식당을 이용해 달라고 독려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제 국내 확진자가 제로(4월 30일 기준)인 상황이 됐으니 거리 두기를 하면서 식당 이용도 조금 활발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나래 손재호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