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상점·식당 열어라”… 이달부터 경제 재가동

입력 2020-05-01 04:0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의 한 야외 카페에서 26일(현지시간) 시민들이 봄 날씨를 즐기고 있다. 유럽의 다수 국가는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강력한 봉쇄 조치를 취했지만, 스웨덴은 50명이 넘는 모임을 금지한 것 외에 초등학교와 카페, 식당 등을 계속 열어두고 있다. EPA연합뉴스

“‘집에 머물기(Stay home)’ 방침을 ‘안전하게 지내기(Stay safe)’로 바꿉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지난 28일(현지시간) TV로 중계된 대국민 연설에서 봉쇄령 해제 계획을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따라 그리스에서는 오는 4일부터 신고 없이 외출할 수 있고 상점도 문을 연다. 고등학교를 시작으로 등교 개학이 이뤄지고 6월부터는 호텔과 식당도 손님을 받을 예정이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강도 높은 봉쇄 조치를 취했던 유럽 국가들이 5월 들어 경제 재가동에 들어간다. 세계보건기구(WHO) 한스 클루게 유럽담당 국장은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국내 이동 및 영업활동 제한 조치를 취했던 유럽 지역 44개국 중 21개국이 봉쇄를 완화하고 있다”며 “앞으로 11개국이 완화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의 우한’이라고 불릴 만큼 극심한 피해를 본 이탈리아는 오는 18일 소매점과 마트, 도서관 등의 문을 열기로 했다. 6월 1일부터는 술집과 레스토랑 영업이 재개된다. 스페인도 오는 4일부터 전국 봉쇄령을 점진적으로 완화할 방침이다. 스페인은 늦어도 6월 말까지 봉쇄령을 완전 해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프랑스 역시 바이러스 확산세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전제 아래 11일부터 규제를 완화할 방침이다. 다만 사람이 몰리는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주당 70만건 이상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시행하기로 했다.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는 “우리는 당분간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야 한다”면서도 “지금은 경제활동을 신중하고 점진적으로 재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U는 코로나19 여파로 닫았던 국경 개방 논의에 착수했다.

전 세계 코로나19 환자의 약 40%가 몰려 있는 유럽이 조금씩 일상을 회복하면서 경제 재개와 바이러스 억제를 모두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상점과 학교 문을 열고 국가 간 왕래를 허용하면서도 확산세를 유지해 변곡점을 만들어내는 일이 관건이다.

중국의 감염병 권위자인 중난산 중국공정원 원사는 “코로나19의 변곡점과 관련해 5월 말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특정 국가뿐만 아니라 주요 국가들의 확진 사례가 감소해야 상황이 통제됐다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클루게 국장은 “이 바이러스는 안돼 보인다고 누구를 봐주거나 하지 않는다. 우리는 경계를 유지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