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상태와 행방에 대해 여러 추측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사진) 미국 국무부 장관은 김 위원장에 대해 더 이상 밝힐 내용이 없다는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폼페이오 장관은 29일(현지시간) 국무부에서 가진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그를 보지 못했다”며 “오늘 보고할 어떤 정보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 그것에 대해 언급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27일 “김 위원장의 상태를 매우 잘 알고 있지만 지금은 말할 수 없다”고 했다가 28일에는 “그가 그저 잘 있기를 바란다”며 한발 물러서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폼페이오 장관도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않은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북한의 비핵화’가 가장 중요하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는 “북한 내부에서 무슨 일이 생기는지와 상관없이 우리의 임무는 똑같다”며 “북·미가 2018년 6월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에서 한 합의를 이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이 없다면 합의 이행이 더 어려워지느냐’는 질문에 “그것에 관해 할 일이 많이 있다. 우리는 그것에 계속 집중하겠다”고 답했다. “할 일이 많이 있다”는 발언이 김 위원장 상황과 관련된 것인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해야 할 일들을 언급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북한전문 매체 38노스는 김 위원장 전용으로 추정되는 열차가 29일 찍힌 위성사진에서도 북한 강원도 원산의 한 역에 정차해 있었다고 전했다. 매체는 앞서 김 위원장 전용열차로 추정되는 열차가 21일과 23일 이 역에서 관측됐다고 밝혀 김 위원장의 원산 체류설에 힘을 실었다.
38노스는 다만 “열차의 존재가 김 위원장 행방을 입증하거나 그의 건강 상태에 대해 시사하는 것은 아니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열차 사진을 노출하는 것이 김 위원장의 신변 이상설을 차단하기 위한 위장 공작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임세정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