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행 티켓 잡아라”… 11개월 ‘골프 전쟁’ 점화

입력 2020-05-01 04:01
박인비가 1월 20일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크 부에나 비스타의 포시즌 골프&스포츠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20 개막전 다이아몬드 리조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최종라운드에서 경기하고 있다. 가운데 사진은 박성현이 지난해 9월 27일 인디 위민 인 테크 챔피언십 1라운드 7번 홀에서 샷을 날리는 모습. 고진영이 지난해 11월 22일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첫날 경기를 치르고 있다(아래). AP뉴시스

도쿄올림픽 골프 본선 출전권 배분을 위한 새로운 기준선이 확정됐다. 남자부는 2021년 6월 22일(한국시간), 여자부는 같은 달 29일에 각각 발표되는 세계 랭킹을 기준으로 올림픽 출전자를 결정한다. ‘세계 최강’ 한국 여자골프는 올림픽 2회 연속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본선행 경쟁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가 재개될 5월 중순에 시작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재개 시점으로 지목된 7월 중순부터 11개월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골프를 주관하는 국제골프연맹(IGF)은 30일(한국시간) “내년 7월로 연기된 올림픽의 본선 출전자를 남자는 내년 6월 22일까지 공식 세계 골프랭킹(OWGR)으로, 여자는 같은 달 29일까지 여자 세계 골프랭킹(WWGR)을 기준으로 각각 선발한다”고 밝혔다.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정확히 364일을 연기한 내년 7월 23일에 개막한다. 이에 따라 올림픽 골프의 랭킹 기준일도 같은 기간만큼 순연됐다.

랭킹 기준일의 재변경 가능성은 희박하다.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장은 지난 28일 “재연기할 경우에 취소한다”고 밝혔다. 골프 랭킹 기준일을 다시 변경할 정도로 코로나19 확산세를 꺾지 못하면 올림픽은 취소될 가능성이 크다. 안토니 스캔론 IGF 사무총장은 이날 “올림픽 골프를 안전하고 공정하게 치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올림픽 골프는 남녀부에서 각각 60명을 선발하고, 국가별로 2장의 출전권을 배분한다. 다만 여자부의 한국, 남자부의 미국처럼 세계 랭킹 15위 이내 선수를 상당수 보유한 국가는 본선 출전자를 최대 4명까지 선발할 수 있다.

랭킹은 최근 2년(104주) 성적만이 반영된다. 다만 기간마다 다른 가중치가 부여된다. 가장 최근 13주의 성적은 100%로 인정되고, 그 이전의 성적은 주마다 92분의 1(약 1.09%) 비율로 감산된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중단된 한국·미국·일본·유럽 등 주요 투어가 재개되는 시점부터 1년 안팎의 성적이 올림픽 본선행을 좌우할 수 있다.

OWGR·WWGR는 지난달 16일 발표를 마지막으로 집계되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부분의 투어가 중단되면서다. 이 랭킹만 놓고 보면 여자부에서 고진영(1위)·박성현(3위)·김세영(6위)·이정은(10위), 남자부에서 임성재(23위)·안병훈(50위)이 올림픽 본선행 커트라인 안에 있다.

올림픽 본선행이 유력한 선수는 고진영·박성현 정도다. 이들의 소속사인 세마스포츠마케팅 관계자는 “두 선수 모두 국내 자택 주변에서 훈련하며 LPGA 투어 합류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며 “박성현의 경우 KLPGA 투어에 먼저 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본선행 커트라인 주변의 선수는 낙관하기 어렵다. 특히 여자부가 치열하다. 여자부의 경우 11위 박인비를 포함해 4명의 선수가 랭킹 20위권 안에서 이정은을 위협하고 있다. 오는 14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서 티오프하는 제42회 KLPGA 챔피언십은 본선행 경쟁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많은 랭킹 포인트를 누적할 수 있는 LPGA 투어는 7월 16일 개막하는 다우 그레이트 레이크스베이 인비테이셔널에서 재개될 예정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