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같은 증시 4월 반등 ‘코로나 블랙스완’ 이대로 해피엔딩?

입력 2020-05-01 00:14

국내외 주식에 골고루 투자하고 있는 한모(43)씨는 최근 계좌 수익률이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진 뒤로 한때 ‘-20%’를 기록했던 수익률이 이달 들어 서서히 반등을 시도했다. 여기에 주가가 내릴 때마다 갖고 있던 현금으로 주식을 조금씩 매수하는 소위 ‘물타기’ 전략까지 병행해 겨우 ‘원금 회복’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한씨는 “계좌 수익률이 회복돼 천만다행”이라면서도 “지난달 중순 주가가 최저점을 기록했던 시기에 대출이라도 받아 더 샀어야 했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급격히 추락했던 세계 증시가 4월 들어 본격 반등하면서 투자자들이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주식시장은 지난 3월의 기록적 폭락세를 보인데 이어 불과 한 달 새 거짓말처럼 반전 양상을 보였다.

30일 블룸버그가 86개 주요국 증시의 시가총액을 집계한 결과 지난 28일 기준으로 이들 국가의 증시 시가총액은 73조7288억 달러(약 8경9800조원)로 나타났다. 직전 저점(3월 24일) 당시 61조5849억 달러(약 7경5000조원)보다 19.72% 늘어난 규모다. 다만 코로나19 발생 이전 고점인 올 1월 20일(89조1565억 달러)과 비교하면 아직 17.30% 낮은 수준이다.

국가별로는 캐나다 증시 시가총액이 직전 저점 대비 35.09% 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어 베네수엘라(32.44%) 이스라엘(31.72%) 미국(28.18%) 스웨덴(27.17%) 노르웨이(26.98%) 등의 순이었다. 한국(23.28%)은 84개국 가운데 12위를 기록했다. 일본(13.42%) 홍콩(9.15%) 중국(4.62%)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시장의 관심은 5월 증시 향방으로 쏠리고 있다. 경기 불황을 우려한 미국 등 선진국이 록다운(봉쇄) 해제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상황에서 올 2분기 실적이 1분기보다 더 악화될 거라는 전망이 높아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변동성이 큰 장세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는 ‘5월 급락’ 현실화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코로나로 인한 증시 급락과 반등이 예상보다 훨씬 빨랐지만 과거 경기 침체기의 주가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기간만 압축적이었다”며 “글로벌 재감염 사례만 없다면 단기 조정을 겪어도 재차 상승 추세로 복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과거 연중 증시 흐름에서 5월이 부진한 경향을 보였던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2012년 유럽 재정 위기와 지난해 미·중 무역 분쟁 당시 증시가 최대 9%까지 하락 경향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계절적으로 5월은 연초의 높았던 실적 및 경기 기대감을 재조정하는 시기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다만 지금은 경기 지표에 대한 기대치가 이미 낮아져 있어 과거와 다른 패턴을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