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101일 만인 29일 지역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0명을 기록했다. 신규 확진자 4명 모두 ‘해외 유입’ 사례였다. 또 총선 투표일 이후 코로나19 최장 잠복기로 알려진 14일이 지났지만, 총선 관련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다. 방역 당국과 의료진의 헌신, 전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룬 성과라고 할 만하다. 방역망 내에서 관리가 잘 이뤄지면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잘 통제해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그렇지만 이 성과가 철저한 사회적 거리두기 덕분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마스크 착용을 비웃고 감염원 추적 시스템을 가동하지 않았던 미국과 유럽은 아직도 대감염의 한복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 큰 교훈은 싱가포르의 경험이다.
코로나 ‘방역 모범국’으로 꼽혔던 싱가포르는 3월 23일 예정대로 개학했다. 하지만 한 유치원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을 시작으로 지난 20일에는 누적 확진자가 8000명으로 불어났다. 밀집한 이주노동자 숙소에서의 집단감염 탓도 있지만 섣부른 일상으로의 복귀와 개학이 화근이 됐다.
30일부터 시작된 최장 6일간의 황금연휴는 중대한 시험대다. 정부가 아직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방역으로의 전환을 발표하지 않은 상황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천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국의 강도 높은 관리 없이 국민들의 자발적인 방역 수칙 준수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나들이하더라도 가능하면 소규모로 움직이며,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른 사람과 거리를 둬야 한다. 손 씻기도 철저히 해야 한다. 연휴 방역이 중요한 건 차례로 시행하게 될 등교 개학에도 중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교육 당국은 이르면 다음 주 등교 개학 날짜를 확정할 방침이다. 연휴기간 방역 성과는 잠복기 14일이 지난 5월 14~19일이 돼야 확인할 수 있다.
[사설] 지역 감염 ‘0’ 이라지만… 재확산 싱가포르 잊지말아야
입력 2020-05-01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