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배터리 탑재 전기차, 中서 보조금

입력 2020-04-30 04:07
연합뉴스TV 제공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탑재될 전기차가 중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지급받게 됐다.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한·중 양국이 갈등을 빚으면서 현지 전기차 시장에서 잃어버린 점유율을 다시 끌어올릴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27일 중국 공업신식화부는 ‘제5차 신에너지차 보급 응용추천 목록’을 통해 친환경 차량 보조금을 지급할 신에너지차 243개 모델을 발표했다. 이 목록에는 중국 베이징자동차그룹 산하 브랜드인 아크폭스(ARCFOX)가 올해 9월 출시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알파-T’가 포함됐다. 이 모델에는 SK이노베이션과 베이징자동차의 합작사 베스트(BEST)가 생산한 삼원계 배터리가 탑재된다.

SK이노베이션은 29일 이에 대해 “보조금 지급 여부를 통지받은 것은 아니다. 고객사와 관련된 사안은 확인할 수 없다”며 물러섰지만 중국 현지에서는 SK이노베이션 측의 배터리 공급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특히 이 배터리는 연속 주행거리가 653㎞로 보조금 목록에 오른 전기차 중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SK이노베이션은 베이징자동차의 전기차가 출시되는 올 3분기 이후 중국 시장에서 배터리 부문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2016년 사드 갈등과 함께 국내 업체의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보조금이 수백만원에 달했던 만큼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가격경쟁력에서 뒤처지면서 세계 최대 규모의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도 떨어진 바 있다.

SK이노베이션도 당시 베이징에 건설한 배터리 팩 공장 가동을 멈췄다. 하지만 중국 전기차 시장의 가파른 성장을 예상한 SK이노베이션은 사태가 수그러든 2017년 베이징자동차그룹과 창저우에 배터리 셀 공장 건립을 추진했고 지난해 말 준공했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