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변동장에서 눈길을 끈 건 개미 투자자들의 ‘삼성전자 사랑’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개인들의 거래대금(매수+매도액) 상위 1, 2위는 인버스와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차지하고 있다.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개인투자자가 대표적인 단기 투자 상품에 몰리는 행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8일까지 증시에서 개인의 누적 거래대금 상위 종목 1위는 ‘코덱스(KODEX) 200선물인버스 2X’(약 97조3000억원), 2위는 ‘코덱스(KODEX) 레버리지’(73조원)다. 삼성전자는 64조1000억원가량으로 3위였다.
다만 이 기간 개인의 누적 순매수액은 삼성전자가 약 8조3000억원으로 KODEX 200선물 인버스 2X(1조6900억원)보다 훨씬 많았다. 인버스 ETF는 주로 ‘단타’ 목적으로 매매하는 반면 대표 우량주인 삼성전자는 중·장기 투자 종목으로 여긴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또 인버스 ETF의 경우 국내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된 지난 2월까지 삼성전자보다 거래대금이 적었지만 3월 말부터 급등하는 추이를 보였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 상위 종목에 셀트리온 등 헬스케어 업종이 4개나 포함된 점까지 고려할 때 개인들은 코로나19 이후 단기 방향성에 투자하는 과잉 거래를 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인버스 ETF는 지수가 내려가야 이익을 거둘 수 있는 상품으로 주가 하락을 예측하고 투자하는 공매도와 투자 전략이 비슷하다.
최근 개인투자자들은 해외 우량주 투자에도 적극적이며 ETF를 통한 종목 분산 등 웬만한 기관투자가에 뒤처지지 않을 정도의 수완을 갖췄다는 평가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8일까지 해외주식 매수·매도 결제액 1위는 테슬라(약 20억 달러)였고, 마이크로소프트(15억8500만 달러) 아마존(15억7500만 달러) 애플(14억6700만 달러)이 뒤를 이었다.
다만 최근 단기 상품에 집중 투자하는 행태는 우려스럽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이달에만 KODEX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선물 ETF를 1조2249억원 순매수했다. 전월보다 8035억원가량 올랐다. 29일 삼성자산운용은 KODEX WTI 선물 ETF의 보유 종목에서 6월물 일부를 7월물로 긴급 변경했다.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WTI 관련 상품의 투자자 손실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