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들 개발 경쟁 후끈… 올 가을 코로나 백신 나올까

입력 2020-04-30 04:01
미국 뉴욕 소재 화이자 제약 본사에 설치된 기업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화이자, 존슨앤드존슨, 머크 등 거대 제약회사들과 의약품 연구소들이 경쟁에 가세하면서 이르면 올가을 백신이 나올 수도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화이자가 독일 바이온테크와 손잡고 백신 개발에 나섰으며 올가을 응급용 백신을 생산하는 목표를 세웠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5억 달러(약 6100억원)를 투자하고, 양산 역량을 확충하는 데 추가로 1억5000만 달러(약 1800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화이자는 다음 주 미국에서 백신의 임상시험을 시작한다. 결과는 이르면 다음 달에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목표대로라면 화이자는 가을에 응급용 백신을 우선 생산하고 연말까지 백신의 일반 사용을 위한 허가를 받게 된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는 지금 당장의 위기이고 모두가 간절히 해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며칠 전 영국 옥스퍼드대 제너연구소도 “규제 당국의 긴급 승인이 떨어진다면 최초 수백만 회분의 백신을 9월까지 개발할 수 있다”고 밝혀 올가을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더했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미국 존슨앤드존슨도 이달 초 “일반적인 백신 개발보다 속도가 수개월 앞서고 있다”면서 “오는 9월 인체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시작해 내년 초엔 응급용 백신 사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볼라 백신 등을 생산해 온 독일 제약회사 머크도 다양한 수요를 고려해 후보 백신 3가지를 두고 관련 기업과 함께 개발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켄 프레이지어 머크 CEO는 “전 세계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선 1가지 이상의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돼야 한다”면서 “바이러스에 매우 취약한 고령자에게 필요한 백신과 건강한 어린이에게 필요한 백신이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레이지어는 머크의 백신 개발 목표 시점에 대해선 말을 아꼈지만 “이미 임상시험에 돌입했기 때문에 경쟁사들보다 뒤처져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완료되기 위해선 안전성 입증과 임상시험 등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백신 개발에 수년이 걸리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다를 수 있다. 전 세계가 개발에 달려들고 있고 백신 개발 기술도 크게 발전했기 때문이다. 미국 에모리백신센터의 월터 오런스타인 박사는 “바이러스를 규명한 시점으로부터 1년 반 안에 백신이 개발된 것을 이전에 본 적이 없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이 이른 시일 안에 생산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백신 개발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연구개발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