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집권한다는 자세로 일해야 할 때… 성과 내본 일꾼이 원내대표 맡아야”

입력 2020-04-30 04:06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태년(56) 의원은 29일 현 시점을 “새로 집권한다는 자세로 일을 해야 할 시기”라며 “21대 첫 번째 원내대표로는 ‘일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집권 여당에 180석을 몰아준 4·15 총선 표심에 대해 “국민이 ‘국회가 일해라. 그리고 성과를 내라’고 명한 것”이라며 “민주당이 문재인정부와 함께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오히려 기회로 만들어내라고 주문하고 힘을 실어줬다”고 진단했다.

4선의 김 의원은 친문이면서 이해찬 대표와 가까운 당권파로 꼽힌다. 당 정책위의장 출신이자 문재인정부 인수위원회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부위원장을 맡는 등 당내 대표적인 ‘정책통’으로 분류된다. 그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그동안 일하며 보여온 모습과 결과물을 만들어낸 성과로 평가받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21대 첫 원내대표가 돼야 하는 이유는.

“보통 정부 집권 4년 차는 쭉 이행해 왔던 국정 과제들을 마무리해가는 시기다. 그러나 지금은 코로나19 상황 등으로 우리가 새롭게 출범했다는 자세로 일할 때라고 본다. 일해본 사람, 성과를 내본 사람, 강한 추진력이 있는 사람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다.”

-21대 국회에서 꼭 해야 할 일은.

“일하는 국회 시스템을 만들고, 그 시스템을 잘 굴려서 성과를 내면 그것이 곧 협치라고 생각한다. 일하는 국회법을 가장 먼저 통과시키겠다. 상시국회를 제도화하겠다.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 기능을 폐지해서 법사위 월권도 막겠다. 또 복수법안소위를 확대해 초선 의원들도 전문성을 살리도록 할 것이다.
무엇보다 경제 이슈와 관련해서 위급한 상황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변화의 속도가 빨랐는데 코로나19가 가속도를 붙였다. 힘과 속도를 가지고 원내대표가 직접 경제 문제를 지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내대표 후보로서 가장 큰 강점은.

“정책위의장을 하면서 당을 대표해 국정 과제를 설계했고, 초기 이행을 책임 있게 주도했다. 이 경험 덕에 국정 과제 이해도가 높고 국정 어젠다를 종합적·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눈이 있다. 당정청 조율을 주도한 경험도 있다. 정책위의장 시절 ‘원팀’을 시스템으로 실현시켰다.”

-구체적으로 당청 관계를 어떻게 끌고 갈 계획인가.

“과거처럼 당이 대통령을 공격하고 치받아야 당이 제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당청간에 불협화음이 나면 얼마나 국민들이 불안하겠나. 내부적으로 토론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로 논쟁은 하되, 결론을 내면 일사분란하게 당청이 원팀이 돼서 집행하는 것을 국민들도 바란다.”

-180석 거대 여당을 어떻게 이끌 것인가.

“초선 의원 면면을 보면 각 분야에 일가견 있는 사람이 많다. 각자 전문성이 발휘될 수 있도록 공간을 열어줄 것이다. 국정 과제와 관련해 전문성 있는 의원들이 팀을 이뤄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생각이다. 초선 의원 상임위 우선 배정, 각자 공약을 잘 이행할 수 있도록 원내에 ‘공약이행지원단’을 만드는 아이디어도 있다.”

-이해찬 대표와 가까운 윤호중 사무총장과 막판 단일화를 이뤘는데 효과가 있나.

“무슨무슨 계, 무슨무슨 파 이런 이야기 좀 하지 말자. 그동안 정성껏 일하는 모습, 만든 성과를 평가받아 원내대표를 하고 싶은 사람이지 어떤 세력이라 하고 싶은 사람이 아니다. 저를 지지하는 세력은 고루 분포가 돼 있다.”

-20대 국회 마지막 원내대표에 도전했다 고배를 마셨다. 패인을 무엇이라 분석했나.

“선거는 지면 그 이유가 백 가지가 넘는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선거도, 정성을 다해서 하는 것이다. 절박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서. 유권자 의원님들께 호소드리고 있다.”

-‘김태년 리더십’에 대해 자평한다면.

“‘일꾼’이라는 평가를 일관되게 받았다. 정책위의장은 마음만 먹으면 스스로 빛날 기회가 많은 자리였지만, 당시 대부분 국정 과제 법안을 다른 의원들 명의로 발의하게 해 성과로 돌려줬다. 나는 늘 일의 성과를 만들어 내가 맡은 역할을 하려고 했지, 개인이 빛나는 일을 하지는 않았다. 당내 의사결정을 할 때는 늘 토론했고, 토론을 통해 조정했다. 당청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김나래 신재희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