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믿음을 보게 하소서

입력 2020-04-30 00:02

주여!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숨었습니다. 관계의 예절도 절제도 눈을 감았습니다. 얼굴을 반쯤 가린 마스크 위로 조심스러워하는 눈동자가 서로를 위로할 뿐입니다. 코로나19라고 이름을 달고 나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은 전 세계를 블랙홀로 집어삼켰습니다.

예상할 수 없는 재앙입니다. 취약한 세대인 노령층은 그저 두려워만 하고 있어야 하는지 대안이 없습니다. 서로 비비고 사는 정다운 마음을 바이러스는 악마의 혀처럼 쓸고 다니고 있습니다. 치료제도 백신도 아직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관계의 단절은 경제를 멈추게 하고 언제 끝이 날지 우울감만 깊어집니다.

주여, 어찌하오리까. 저희를 긍휼히 여겨 주옵소서.

교회의 모임이 줄어들고 이것으로 목회적 공백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영상으로 성도들을 만나는 교제가 이뤄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나님은 욥을 통해 어떻게 믿음을 완성해야 하는가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행복했던 한 사내의 삶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시험과 믿음에 대한 갈등과 두려움이 하나님의 또 다른 계획이라는 것도 깨닫게 됐습니다.

우리를 영원히 사랑해 주시는 아버지 하나님. 오늘 우리는 소중한 것을 얼마나 감사하면서 살고 있는가를 회개하며 느끼고 있습니다. 에덴을 잃었을 때 비로소 에덴의 가치를 알 수 있었습니다. 가슴을 찢고 주님의 발 아래 무릎을 꿇고 있습니다. 우리는 산티아고의 순례자처럼 경건한 걸음을 시작하겠습니다.

내 거친 호흡에서 노래를 들으며 아무도 느끼지 못한 자아를 만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너희가 인자가 올 때에 믿음을 보겠느냐.”(눅 18:8) “이 세상을 사랑하지 말라.”(요일 2:15) 그 말씀을 새기겠습니다. 가나의 잔치에서 주님은 믿음을 보여주셨고 홍해의 넘실대는 파도 앞에서 믿음을 보게 하셨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이스라엘 중 아무에게서도 이만한 믿음을 만나보지 못하였노라.”(마 8:10) 칭찬하신 백 부장의 믿음을 기억하겠습니다. 오늘 우리는 하나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과 우리를 향한 사랑을 기억할 것입니다.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겨 주소서. 존귀하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이주태 장로 (한국기독교평신도총연합회 대표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