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관리제는 혁신적 조치… 중장기 대책 이어져야”

입력 2020-04-30 04:02
지난해 4월 29일 열린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에서 반기문 위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국민일보DB

반기문 대통령직속 미세먼지 문제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 지난겨울과 봄철 대기질이 대폭 개선된 데 대해 ‘미세먼지 계절관리제’가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반 위원장은 29일 국가기후환경회의 출범 1주년 기념 메시지를 통해 “정부는 국민의 열망과 의지가 수렴된 파격적인 내용을 전폭 수용해 ‘계절관리제’를 적극 추진했다”며 “덕분에 이번 겨울과 봄철 미세먼지는 국민이 체감할 정도로 눈에 띄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반 위원장은 계절관리제가 시행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4개월간 전국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24㎍/㎥로 지난해 같은 기간(33㎍/㎥)보다 약 27% 감소했다고 전했다. 또 국민의 미세먼지 체감도를 크게 좌우하는 고농도(50㎍/㎥ 초과) 발생일수는 2일로 지난해의 18일보다 89% 줄었다고 했다. 반 위원장은 “물론 코로나19 사태와 우호적인 기상여건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지만 계절관리제가 의미 있는 역할을 담당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 위원장은 계절관리제가 그동안 시도하지 못했던 역사상 가장 과감하고 혁신적인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석탄발전소를 겨울철 최대 14기, 봄철 최대 28기까지 가동 중단하고, 4개월 내내 노후 경유차 운행중단을 시도하는 등 상당한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 위원장은 다만 계절관리제는 단기적인 처방으로 지속가능한 중장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계절관리제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며 “이 성과를 바탕으로 미세먼지와 기후변화, 지속가능 발전을 아우를 수 있는 중장기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상반기 중 온라인으로,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하반기에는 대면 방식으로 숙의과정을 거쳐 중장기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반 위원장은 “자연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고 우리는 자연과 협상할 수 없다”며 “제2의 지구가 없듯이 자연을 배제한 제2의 계획이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