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 3주구 재건축 수주 ‘출혈 경쟁’

입력 2020-04-30 04:07 수정 2020-04-30 04:07

재건축 수주 경쟁이 심화하면서 건설사들이 조합에 다양한 분양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조합원에 대출 부담을 전가하지 않겠다는 게 골자다. 강남 재건축 시장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출혈 경쟁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물산은 서초구 반포동 반포아파트 3주구 재건축사업조합 측에 ‘100% 준공 후 분양’을 제안했다고 29일 밝혔다. 사업 진행 기간도 경쟁사 대비 1년 이상 앞당겨 34개월 이내에 준공을 완료키로 했다.

후분양은 조합원 대출금 등으로 공사비를 마련하는 선분양과 달리 일단 시공사가 공사 자금을 대고 이후 분양 수익으로 공사비를 메꾸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공정을 60~80% 끝낸 후 일반 분양하지만, 삼성물산은 다른 업체와 달리 준공 때까지 100% 시공사 자금으로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합이 후분양을 선호하는 것은 결국 수익 차이 때문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심사가 엄격해진 데다 오는 7월 분양가상한제까지 실시되면 조합원 몫이 적어질 가능성이 크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강남 일대에선 분양가상한제의 영향으로 낮은 분양가를 책정받느니 후분양을 택해 시세 상승의 혜택을 보겠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포스코건설도 신반포21차 재건축 수주 입찰제안에 후분양 방식을 제안했다. 골조공사 완료까지 자체 보유자금으로 공사하고, 이후 30% 남짓한 공정은 일반분양에서 확보한 자금으로 이어가기로 했다.

정부도 후분양을 권장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시세가 예상치 못하게 변동될 경우 대출금 이자와 시세 변동으로 인한 손해까지 덩달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반포 3주구에서 대우건설은 ‘리츠 방식’을 제안했다. 일반분양분 주택을 리츠를 활용해 임대주택으로 운영하고 이후 일반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