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자동차 생산국들이 코로나19 확산에도 높은 공장 가동률을 지켜낸 한국 상황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음 달 공장 재가동을 앞둔 이들 국가는 한목소리로 한국과의 상호 협력을 통해 방역 노하우를 전수받고 싶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2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미국과 독일, 영국, 프랑스 등의 자동차협회는 서한을 통해 한국의 코로나19 방역 비결을 전수받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자유무역과 상호투자 확대 등 협력을 강화하자는 한국 협회의 제안에 이같이 응답한 것이다.
독일자동차협회(VDA) 힐데가드 뮬러 회장은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에도 성공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한국의 업적에 경의를 표한다”며 “독일 내 일부 공장이 가동 재개를 준비 중인데, 한국이 방역 노하우를 공유해주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영국과 프랑스 협회도 한국의 방역 비결 전수를 희망했다. 영국자동차협회(SMMT) 마이크 호즈 CEO는 “코로나 확산에도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한 한국의 성공적 대응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서 매우 이례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프랑스자동차협회(CCFA) 티에리 코그넷 회장은 5주째 국가 전체 락다운(이동조치 제한)을 시행 중인 프랑스의 상황을 언급하며, 한국 자동차 업계의 방역조치와 공장관리 비결을 배우고 싶다는 입장을 전했다. 미국자동차정책협회(AAPC) 매트 블런트 회장은 “코로나19 관련 양국 간 자동차 시장동향 및 지원정책 추진현황 등 정보교류를 강화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16일 기준 전 세계 자동차 공장 중단율은 71%에 달했다. 제너럴모터스(GM)가 89.5%, 다임러벤츠는 88.9%로 전 세계 대다수 공장이 문을 닫았다. 피아트크라이슬러(FCA·85.7%), 르노(85.0%), 포드(82.8%), BMW(81.2%), PSA(76.0%) 등 주요 생산국 업체들의 공장도 상황이 비슷했다.
같은 조사에서 현대·기아자동차는 35.3%의 낮은 중단율을 보였다. 미국·유럽계 업체 공장들이 줄줄이 문을 닫을 때 현대·기아차를 필두로 한국지엠, 르노삼성차, 쌍용차 등의 국내 공장은 60~95% 수준의 가동률을 유지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정만기 회장은 “한국이 코로나19를 극복해 가는 과정을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며 “고용 유지에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국가 간 협력을 통해 전화위복의 계기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