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사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2주년을 맞아 코로나19 이후 금융권과 DLF(파생결합펀드)·라임 사태 등 여러 사안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특히 윤 원장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주가 급락장에서 주식을 대량 사들이는 개인투자자들, 이른바 ‘동학개미’에 대한 여론의 관심에 우려를 표출해 눈길을 끌었다.
윤 원장은 지난 27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열풍’에 대해 “한국에 상당한 투기성 세력이 존재한다”며 “단기투자 위주인 ‘동학개미군단’ 중 대부분은 돈을 벌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학개미의 행태는 투자의 기본에서 어긋나는데 (사람들이) 이름을 너무 좋게 지어줬다”고 했다.
금융사들이 중(中)수익 상품을 만들어 개인의 투자 여력을 흡수해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윤 원장은 “유동자금은 많고 저금리인 데다 부동산 투자까지 억제되고 있는데, 이를 금융사가 받쳐주질 못해 원유 상장지수증권(ETN) 문제, 동학개미운동 등이 나타난 것”이라며 “이게 (금융)시스템 리스크화된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사가 중수익 상품을 개발해 중화시켜야 하는데, 금융업계에서 그런 걸 잘 못하고 있다. 은행도 이에 말려들어 불완전판매 문제를 낳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윤 원장은 1조6000억원대 환매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 사건에 대해 “금감원 분쟁조정 관련 부서에서 합동조사를 하고 있고, 이번 주 중 마무리가 될 것으로 본다”며 “제재 절차는 이르면 6월 중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재 조치로는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등록 취소나 영업 정지 등 중징계일 가능성이 크다. 라임자산운용 대신 부실자산을 수습할 ‘배드뱅크’는 내달 중 설립될 것으로 윤 원장은 보고 있다.
청와대 행정관 파견 당시 라임 사태를 무마한 의혹을 받는 금감원 소속 김모 전 팀장에 대한 징계는 검찰 조사 이후 이뤄질 것으로 윤 원장은 내다봤다. 윤 원장은 이어 “다른 직원들까지 깊게 감찰하진 않았지만, 연관된 사람들이 있다면 그에 대한 감찰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