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B·티브로드 마침내 ‘한솥밥’

입력 2020-04-29 04:06
SK브로드밴드가 위치한 서울 중구 SK남산빌딩. SK브로드밴드 제공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 법인이 30일 새롭게 출범한다. 유료방송 시장에 본격적인 순위 다툼이 벌어질지 주목된다. SK브로드밴드는 케이블TV 사업자 티브로드와의 합병으로 821만 유료방송 가입자와 648만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기반의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난다고 28일 밝혔다. 지난해 2월 SK텔레콤과 태광산업이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지 14개월 만이다. 합병 법인은 올해 4조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SK브로드밴드는 이날 “유료방송 플랫폼의 경쟁력 강화와 다양한 미디어 플레이어와의 협력 확대로 경쟁력을 극대화하고자 합병을 추진했다”며 “국내 미디어산업 전반에 혁신을 촉진하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와 지역 채널 투자 확대 등으로 IPTV와 케이블TV의 경쟁력을 모두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SK브로드밴드는 티브로드 서비스와 결합할인 혜택을 연계할 방침이다. 티브로드 케이블TV 고객이 SK브로드밴드 인터넷을 이용하거나 SK브로드밴드 IPTV 고객이 8VSB(셋톱박스 없는 케이블TV 상품)를 추가 이용할 경우 할인받을 수 있도록 결합상품 대상을 확대한다.

앞서 LG헬로비전(구 CJ헬로)을 인수한 LG유플러스는 사명을 바꾼 뒤 ‘LG 시너지’를 내세운 전략을 적극 구사하고 있다.

향후 유료방송 시장 구도에도 관심이 쏠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KT·KT스카이라이프가 31.31%로 1위, LG유플러스·LG헬로비전 24.72%,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24.03%로 2위 자리를 다투는 형국이다.

또 다른 케이블TV 사업자인 현대HCN(점유율 4.07%)이 최근 매물로 등장하면서 어떤 곳이 가져가느냐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 3사가 최근 인수·합병(M&A) 이후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할지, 새로운 업체 인수로 주도권 잡기에 나설지를 놓고 복잡한 셈법으로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