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7.2%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7일 미국 블룸버그통신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미치는 충격에 따라 세계 경제 성장률은 4.0%에서 7.2%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BI는 우선 올해 2분기 코로나19 확산이 통제되고 하반기부터 각국의 봉쇄령이 해제돼 경제활동이 재개될 경우 성장률이 -4.0%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기대할 수 있는 가장 낙관적인 상황에서도 경제가 크게 뒷걸음질 친다는 의미다.
BI는 올 하반기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코로나19가 재유행하는 비관적인 상황에선 경제 성장률이 5.6%로 더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더해 각국의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못 내고 하반기 경기 반등도 이뤄지지 않는 최악의 경우 -7.2%까지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이렇게 되면 세계 경제는 내년 말에도 코로나19 사태 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앞서 글로벌 투자은행과 경제연구소의 전망치를 집계해 올 2분기 주요 20개국(G20)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1.0%로 예상했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G20 성장률만 따로 집계하기 시작한 199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미 많은 기관이 세계 경제 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4일 올해 세계 경제가 평균 3% 성장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 1월 전망치보다 5.4% 포인트 낮게 잡았다. 이 중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1.2%로 그나마 높은 축에 속했다.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은 각국의 산업구조에 따라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OECD의 선임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캐서린 만은 최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더 많은 제조업과 기술 기업을 보유한 국가들의 경우 ‘V’자형 경기 회복이 가능하다”며 한국과 대만을 그 예로 들었다.
반면 관광산업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소비 위축 영향으로 경제가 정상 수준을 회복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됐다. 태국과 싱가포르 등에서는 ‘L’자형 경기 침체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