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내 대표적 소신파로 꼽히는 4선 정성호 의원(경기 양주)이 “갈등 조장의 정치를 종식시키겠다”며 원내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180석의 슈퍼 여당을 이끌 원내 사령탑을 뽑는 이번 경선에서 정 의원은 ‘친문’ 인사인 김태년, 전해철 의원과 경쟁한다. 민주당은 28일 후보 등록을 마감한 뒤 다음 달 7일 경선을 통해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정 의원은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리당략, 갈등 조장의 정치를 종식시켜야 한다. 경험 많은 합리적 실용주의자 원내대표가 필요하다”며 자신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정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민주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 국정원 댓글 사건, 기초노령연금법 등 굵직한 협상을 주도한 바 있다.
정 의원은 겸손, 실력, 통합을 원내 운영의 3대 기조로 제시하면서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파는 존중되고 지원해야 하지만 특정인을 중심으로 하는 계보정치는 지양돼야 한다”며 “2년 후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도 당내 다양한 목소리의 통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경쟁자인 김태년, 전해철 의원에 대해 “김 의원은 당권을 가진 주류와 가깝고, 전 의원은 현 정권·정부와 가까운 분이다. 모두 훌륭한 자질이 있다”면서도 “저는 국민과 가까이에 있다”고 밝혔다. ‘비주류’ ‘소신파’라는 자신의 이미지에 대해서는 “지금 누가 된다고 한들 민주당에서 대통령 노선과 정책에 반대하는 원내대표가 있겠느냐”며 선을 그었다.
정 의원은 지난해 조국 사태 당시에도 “책임을 통감하는 자가 단 한 명도 없다. 이게 우리 수준”이라며 강도 높은 내부 비판을 하기도 했다.
민주당 원내대표 레이스는 윤호중 사무총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며 3파전 양상이 됐다. ‘친이해찬계’로 분류되는 김 의원과 지지 기반이 겹치던 윤 사무총장은 페이스북에 “많은 의원이 제가 원내대표가 되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셨지만 고심 끝에 의원들의 뜻을 따를 수 없겠다는 결정을 했다”고 썼다.
치열한 경쟁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초선 당선인 워크숍에서 막을 올렸다. 원내대표 경선의 ‘캐스팅 보터’로 떠오른 초선 당선인 68명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정 의원, 김 의원, 전 의원 모두 워크숍에 일제히 등장해 당선인들과 하나하나 인사를 나눴다. 당내 비주류인 정 의원과 문재인정부 초대 당 정책위의장을 역임한 김 의원, 참여정부 당시 민정수석을 역임한 전 의원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이다.
한 초선 당선인은 원내대표 선출에 대해 “국민들이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달라는 요청 하에 압승을 주신 것이니 실력을 가진 분이 원내대표가 되는 게 중요하다”며 “추진력과 협상력을 중요한 요소로 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초선 당선인은 “본인이 무언가를 하려는 게 아니고 의원들이 생각하는 과제를 실현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원내대표를 뽑겠다”고 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