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사진) 서울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극복은 한국의 선진국 도약 기회”라고 말했다. 마스크 쓰기와 사회적 거리두기, 이를 잘 따라준 시민의식이 코로나19 방역의 세계적 표준이 됐다는 것이다.
박 시장은 27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팬데믹과 동아시아’를 주제로 열린 국내 콘퍼런스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세상을 이끄는 새로운 표준’에 대해 약 40분간 발표했다.
박 시장은 “대한민국이 세계 속에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는 선도국가로 우뚝 서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진정되면 아마도 한국의 위상은 한껏 높아져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표준이 된다는 것은 세상의 주류와 중심이 어디인지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라며 “한국이 독자적이고 창조적이고 선진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선진국들의 벽을 넘어서야 한다”고 했다.
한국 방역의 표준으로는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 사회적 거리두기와 이를 잘 따라준 시민의식을 꼽았다. 박 시장은 “시민들이 해당 정부 지침들을 질서 있고 평화롭게 잘 지켜줬다”며 “국민의 승리이고, 대한민국 국민이 세계의 표준이 되는 순간”이라고 치켜세웠다.
또 “한국 지도자들은 같은 날 첫 확진자가 발생했던 미국 지도자들의 안이한 대처와 달랐다”며 “또 시민들은 이동제한이 실시되기 전날 밤 모두 모여 파티를 열자던 프랑스 젊은이들과 달랐다”고 했다. 아울러 “많은 나라들이 사재기로 몸살을 앓았지만, 한국은 달랐다”며 “서구 선진국이 우리가 동경해왔던 것만큼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것만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국민건강보험 제도 또한 방역 표준에 포함시켰다. 박 시장은 “한국은 국가가 보험을 제공하고 있고, 미국은 개인이 자신의 안위를 위해 민간보험회사와 계약을 맺는 나라”라며 “한국은 국민건강보험으로 신속한 진단을 통해 누구나 공평한 치료를 받았지만 미국은 상상을 초월하는 진료비 때문에 진료를 포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한국이 가진 세계적 표준은 단순히 방역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다”며 “K-팝과 K-드라마를 비롯한 K-컬쳐, K-뷰티, K-푸드 등 수많은 영역에서 세계를 이끌어가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서구 문명에 주눅 들고, 그들이 만들어 온 표준을 잘 따라가는 데 급급한 ’중진국 함정‘에 빠져 있었다면 이제는 우리 스스로 자부심을 느끼고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