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공룡’ 롯데가 이커머스 사업에 공식적으로 뛰어들었다. 1900만 소비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데이터커머스’를 앞세운 ‘롯데온(ON)’이 2년의 준비 끝에 28일 출범한다. 2023년 온라인 매출 20조원으로 흑자 전환까지 이루겠다는 게 목표다. 이커머스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 대표는 27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롯데온은 모두를 위한 서비스가 아니라 단 한 사람을 위한 ‘퍼스널 코디 서비스’를 지향한다”며 “궁극적으로 ‘검색창이 없는 온라인 쇼핑 플랫폼’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온은 롯데그룹 7개 쇼핑 계열사(백화점, 마트, 슈퍼, 닷컴, 롭스, 홈쇼핑, 하이마트)의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통합한 온라인 쇼핑몰이다. 계열사뿐 아니라 일반 판매자들에게도 문을 열어 오픈마켓 기능까지 갖춘 대형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다.
우리나라 이커머스 시장에선 쿠팡, 이베이코리아 등 외국계 기업들이 선점한 가운데 롯데, 신세계 등 국내 대기업이 후발주자로 합류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 경쟁 격화로 매출 규모가 커지는 만큼 영업손실도 커지는 구조가 몇 년째 이어지고 있다. 롯데는 출혈경쟁을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조 대표는 “7개 계열사의 온라인 쇼핑몰을 통합하면서 운영과 투자에 대한 비용이 절감되는 게 확인됐다”며 “롯데온의 강점을 활용하면 경쟁사보다 비용을 적게 쓰고도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손실을 가져오는 최저가 경쟁 대신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지점의 ‘최적가’를 찾겠다는 설명이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온의 경쟁력은 롯데멤버스로 쌓아온 3900만 소비자 데이터와 1만5000개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한 쇼핑 편의성에 있다.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개개인에게 특화된 쇼핑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이터커머스’를 표방하고 나섰다.
퍼스널 쇼핑 코디를 지향하는 롯데온은 플랫폼 개발에 넷플릭스를 참조했다. 조 대표는 “소비자 개개인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초점을 맞춘 것이 롯데온”이라며 “다른 경쟁사보다 데이터로 초개인화를 노력하는 넷플릭스에 더 관심을 갖고 살펴봤다”고 말했다.
롯데온 서비스의 차별점 중 하나는 ‘온픽지수’를 활용한 쇼핑 제안이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비자 개개인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해주는 온픽 서비스는 우수 판매자의 좋은 상품을 최상단에 노출해 소비자 선택권을 넓혔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 계열사 제품이 아니어도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판매자가 최상단에 노출된다”며 “가성비를 찾는 소비자에게는 가성비 제품을, 프리미엄을 찾는 소비자에겐 프리미엄 제품을 제안해 쇼핑 편의성을 높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송 서비스에서도 다양성을 추구한다. 1시간30분 안에 배송이 가능한 바로배송, 다음날 새벽배송, 선물배송, 직접 물건을 찾아가는 스마트픽 등으로 선택지를 넓혔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