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제자들이 배를 타고 육지에서 멀리 떠나 갈릴리 호수에 있을 때 갑자기 폭풍이 불어닥쳤습니다. 이러한 돌발 상황에 제자들은 힘겨운 싸움을 벌였습니다. 만약 폭풍으로 배가 뒤집히기라도 한다면 그들이 살아남을 가능성은 없었습니다. 생사가 걸려있는 심각한 고난이 찾아왔습니다. 원문에 의하면 당시 제자들이 당한 고난은 고통을 참지 못하고 소리 지르는 산모의 고통에 비견될 정도였습니다. 인간의 경험으로 습득된 기술과 잔꾀가 도저히 통하지 않는 절망적인 환경, 한계 상황을 만난 겁니다.
유신론적 실존주의 철학자로 유명한 야스퍼스는 이 세상엔 초월자의 암호로 가득차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세상이 하나님의 암호로 가득하다는 말은 정말 신비롭고 가슴 뛰게 합니다. 온 천지에 가득한 하나님의 암호, 즉 우리 삶에 가득한 하나님의 숨결을 느끼며 사는 사람은 진정 복 있는 사람입니다. 한계 상황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때 하나님의 암호를 풀 수 있어야 합니다. 고난 속에 숨어 있는 주님의 숨결을 만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믿음’입니다. 믿음의 사람에게 한계 상황은 절망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의 역사를 체험하는 희망의 계기가 됩니다. 오늘 바다 한 가운데서 폭풍 만난 제자들이 그러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광풍 만난 제자들, 나아가 우리 모두에게 문제를 풀 수 있는 정확한 암호를 주십니다. “안심하라 나니 두려워하지 말라.” 예수님께서는 누구라도 삼켜버릴 듯 무섭게 넘실거리는 거대한 파도를 뚫고 고난 중에 있는 제자들에게 찾아오셨습니다. 주님은 우리를 고난 속에 홀로 버려두지 않으시고 친히 고난의 현장으로 달려오시는 분입니다. 어떻게 그 사실을 알 수 있습니까. 명확한 증거가 또한 여기 있습니다. 하늘 영광 버리고, 낮고 천한 인간의 몸을 입고 죄와 고난으로 가득한 이 세상에 오셨다는 사실 그 자체가 가장 분명한 주님의 숨결이자 암호이며 증거입니다.
언제 어디서 어떠한 고난을 만날지라도 너무 두려워하거나 공포감에 사로잡히거나 인생이 끝난 것처럼 낙심과 낙담을 가까이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오히려 그 고난의 현장 가운데 찾아오셔서 우리와 함께하시는 주님을 바라보십시오.
또 하나 주님의 중대한 암호가 있습니다. “배에 함께 오르매 바람이 그치는지라.” 예수님께서 배에 오르시자 즉시 바람이 그쳤다고 말씀합니다. 제자들의 문제가 배 밖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배 안에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밤새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던 것은 거센 폭풍의 문제가 아니라 배 안에 주님이 함께 계시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어떤 상황에 놓일지라도 우리 안에 예수님을 모셔야 합니다. 단 한번에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실 것입니다. 우리 삶을 이끌어 가시도록 예수님께 운전대를 맡겨 드리기를 바랍니다.
‘작다’라는 영어 단어는 스몰(small)입니다. ‘모든 것’을 뜻하는 ‘all’ 이라는 단어가 여기에 들어있습니다. 아무리 작은 존재라 할지라도, 세상 모든 것에는 하나님의 ‘암호’로 가득하다는 것입니다. 하물며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그 어떠한 고난, 한계 상황 속에도 틀림없이 하나님의 암호, 숨결이 있습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 주님만이 모든 문제의 해결이자 정답입니다. 믿음의 근원이신 예수님께 시선을 고정시켜야 합니다. 지금 내 안에 주님이 계신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주님의 숨결을 느끼시기를 바랍니다.
김종대 대구 만민교회 담임목사
◇만민교회(고신)는 하나님 나라 확장과 영혼구원에 초점을 맞추고, 무엇보다 다음 세대를 책임지는 교회로서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역의 힘을 단순하게 모으는 신약교회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