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향후 위험도를 평가할 때 우선순위로 두는 것 중 하나가 ‘밀집시설 내 감염 여부’다. 1명의 확진자라도 다중 전파 환자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부산에서는 515명이 다녀간 유흥업소에서 확진자가 나와 황금연휴를 앞두고 집단감염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대구 지역 감염원으로 지목됐던 31번째 확진자는 국내 최장 67일 입원이라는 기록을 남기고 퇴원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6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총 확진자는 전일 대비 10명 증가한 1만728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하루 신규 확진자는 지난 18일(18명) 10명대로 진입한 이후 이날까지 하루 평균 10.6명 수준을 보이고 있다.
방역 당국은 최근의 확진자 감소 추세를 두고 ‘소강기’ 혹은 ‘폭풍전야’라고 표현한다. 종식 단계가 아니라 다시 찾아올 2차 유행을 기다리고 준비하는 시기라는 의미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23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대구의 19세 남성이 지난 18일 부산의 클럽과 주점 등을 다녔다. 현재까지 파악된 접촉자 123명(클럽 107명 포함)은 모두 자가격리에 들어갔고, 추가 확진자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클럽 CCTV 확인 결과 방문자의 80%가량은 마스크를 착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20대와 유흥업소에 대한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6일간의 황금연휴를 앞둔 방역 당국으로서는 부산시의 사례를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20대 확진자가 2940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약 27%로 가장 많은 발생을 보인다”며 “유흥시설은 운영을 최대한 자제할 것을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확진자가 줄고 있지만 밀폐된 공간에서 접촉자가 많이 발생하면 언제든 한 사람이 다중 전파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고양 명지병원의 코로나19 확진자 격리병동에서는 근무 중이던 간호사 2명이 전날에 이어 이날 차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 당국은 확진 당시 둘 다 무증상이었고, 방호복을 벗는 과정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병원과 확진자 자택의 방역 소독, 추가 접촉자를 찾기 위한 심층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 2월 17일 대구 지역 확진자로 처음 발견돼 67일간 대구의료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31번째 확진자는 지난 24일 퇴원했다. 국내 최장 입원 기록이다. 60대 여성인 이 환자는 22일 두 차례 진단검사에서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방역 당국은 이 여성을 대구의 첫 감염원으로 지목했으나 이 여성보다 앞선 초발환자가 발견됐다고 최근 밝혔다. 신천지 신도인 이 여성은 확진 판정 전에 신천지 집회에 참석하고 호텔 예식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구시는 이 여성이 역학조사에서 신천지 방문 횟수 등에 대해 거짓 진술한 것과 관련해 별도 구상권 행사를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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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