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농구 자유계약(FA) 시장이 다가오면서 각 구단들의 계산이 분주하다. 선수에게 보다 넓은 선택권을 주도록 규정이 바뀌었음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선)이 동결되면서 구단들이 몸값 경쟁에 조심스러운 분위기인 것이 변수로 꼽힌다. 소위 ‘대박’보다 ‘알짜’를 노릴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은 27일 FA 대상자를 공시한다. 이튿날에는 대상자들에게 설명회를 열고 다음달 1일부터 KBL 10개 구단과 FA 대상자 1차 협상을 시작한다. 다음달 15일까지 1차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한 선수들은 18일까지 다른 구단의 영입의향서를 기다린다.
현재 주목받는 FA 대상자는 고양 오리온의 센터 장재석이 먼저 꼽힌다. 국산 빅맨의 희소성 면에서 높게 평가받는 자원이다. 올 시즌 득점과 리바운드에서 성장세였다. 전주KCC의 국가대표 출신 가드 이대성도 관심을 끄는 선수다. 지난해 울산 현대모비스에서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다만 KCC로 이적해서는 11경기 출장에 그쳤다.
창원 LG 포인트가드 유병훈은 비교적 낮은 연봉에 비보상 FA라는 장점이 있어 구단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주전급 가드들이 군 입대를 하는 구단들이 입맛을 다실 자원이다. 3점슛이 성장해 이른바 ‘스트레치 빅맨(외곽공격이 좋은 장신선수)’의 가능성을 보여준 서울 삼성 포워드 장민국도 알짜 FA로 꼽힌다.
바뀐 제도만 따진다면 구단들 사이의 FA 경쟁이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선수가 원 소속팀과 우선 협상해야 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처음부터 여러 구단과 협상을 할 수 있다. 기존에는 여러 구단이 최고 연봉 제시액의 10% 안에서 경합할 때만 선수에게 구단 선택권이 주어졌지만 올해는 이런 제한도 없다. 구단들이 초반부터 ‘눈치싸움’을 벌일 여지가 높아진 셈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샐러리캡이 25억원으로 동결되는 등 구단들이 선수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분위기라는 해석도 많다. 출혈경쟁을 감수하며 주전급 선수를 영입하기에는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구단들이 대어보다는 알짜형 선수를 노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한편 여자프로농구 FA 시장에서는 용인 삼성생명의 포워드 양인영이 빅맨을 구하던 부천 하나은행으로 이적했다. 계약기간 4년, 연봉 1억 2100만원의 규모다. 박하나(삼성생명)와 이수연(하나은행)은 2차 협상이 결렬돼 3차 협상에 돌입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