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던 렘데시비르, 클로로퀸 등의 임상 결과가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결과는 예상보다 실망스럽다. 하지만 국내 제약사가 개발 중인 치료제에 대한 관심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약물 재창출 연구 7건과 항체·혈장치료제 연구 13건 등 총 20건의 연구가 진행 중이다. 약물 재창출은 이미 다른 질병 치료에 쓰이고 있거나 개발 중인 약물의 용도를 바꿔 새로운 질병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최근 정례브리핑에서 “아마 제일 먼저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은 기존에 허가받은 약물의 적응증을 코로나19로 확대하는 약물재창출 관련 임상시험 결과일 것”이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현재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셀리버리, 노바셀테크놀로지, 이뮨메드, 코미팜, 일양약품, 부광약품 등이 기존 약물을 코로나19 치료제로 활용 가능한지 연구 중이다. 이 중 이뮨메드의 인플루엔자 적응증 치료제 VSF와 코미팜의 항암통증치료제 파나픽스는 임상 2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임상 2상은 약물의 효용성을 시험하는 단계로 100~300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진다. 1~2년의 기간이 소요된다.
셀트리온, 유틸렉스, 지노믹트리, 카이노스메드, 젬백스, 제넥신 등 6곳은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임상 1상부터 3상까지 모두 거쳐야 해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산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해외 제약사가 개발한 치료제의 임상 결과가 신통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세계보건기구(WHO) 홈페이지에 렘데시비르 중국 임상 3상 결과 초고가 게재됐다 사라졌다. 초고에는 렘데시비르 투약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의 사망률 차이가 1%에 불과해 렘데시비르의 약효를 확신하기 어렵다는 결과가 기록된 것으로 전해졌다. 렘데시비르 제작사인 길리어드는 “해당 임상은 환자 등록 절차 지연으로 조기 종료된 임상”이라며 “의미를 두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해당 임상은 45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질 예정이었으나 중국 내 확산세가 잦아들면서 조건에 맞는 환자를 구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