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준비로 즐거운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미니멀(Minimal) 캠핑’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차에서 잠을 자는 ‘차박’, 소풍처럼 가볍게 떠나는 ‘캠프닉’ 등이 유행하면서 캠핑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최근에는 경차 기반의 초소형 캠핑카까지 등장해 미니멀 캠핑 선호족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5일 캠핑카 제작 전문 업체인 카라반테일의 화성전시장을 찾았다. 이곳의 체험존에서 미니멀 캠핑에 최적화됐다는 초소형 캠핑카 ‘로디’를 살펴볼 수 있었다. 로디는 기아자동차의 경차 ‘레이’를 개조해서 만들어낸 2인승 전용 캠핑카다. 그간 승용차의 경우 자동차관리법상 캠핑카로 튜닝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난 3월 정부가 승합차뿐 아니라 승용차도 캠핑카로 튜닝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면서 이전에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유형의 캠핑카가 탄생했다.
기존 캠핑카들은 우람한 체구를 자랑하지만 로디는 달랐다. 경차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한눈에 봐도 아담하고 귀엽다는 느낌을 줬다. 캠핑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하면 할수록 짐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오히려 캠핑이 끝난 뒤 짐정리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찾아오기도 한다. 로디는 애초부터 미니멀 캠핑을 염두에 두고 제작돼 이런 문제들을 줄이려고 했다.
로디는 차체가 작지만 공간 활용이 좋다. 1열 시트를 운전석 방향으로 젖히면 침대가 된다. 양면을 활용할 수 있는 시트를 탑재한 덕분이다. 차 내부 바닥은 평탄화 작업을 통해 마루처럼 쓸 수 있다.
2열 시트를 없애는 대신 내부 공간을 확보해 수납장과 싱크대, TV, 테이블 등을 설치했다. 테이블과 TV는 상황에 따라 접을 수도 있다. 싱크대는 최대 15리터 용량을 자랑하는 별도 탱크에서 물을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간단한 세면을 하기엔 전혀 부족함이 없다.
220V 전기와 USB 전용 포트도 설치돼 있어 야외에서 각종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데 무리가 없다. 굳이 텐트를 추가 설치하지 않아도 차 내부에서 거의 모든 캠핑 활동을 즐길 수 있다. 트렁크 아래 공간에는 별도의 추가 배터리와 연료탱크가 탑재돼 있다. 시동을 끈 상태에서도 히터를 사용할 수 있다.
뒷범퍼 부근에는 별도의 충전 포트가 마련된 것도 이 차의 특징이다. 시동을 켜지 않고도 자동차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어 번거로움을 줄여준다.
로디가 갖는 또다른 장점은 이동 편의성이다. 카라반테일 관계자는 “기존 캠핑카들은 덩치가 커서 이동이 불편하다. 최근엔 캠핑족이 늘면서 주차난 문제도 있다”며 “로디는 언제 어디서나 차를 세워놓고 차박을 즐길 수 있고, 손쉽게 이동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화성=글·사진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