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멈춰있던 여름성경학교 논의가 다시 시작됐다. 김성찬(오감성경 대표·사진) 강남교회 부목사도 걸음을 뗐다. 단독으로 프로그램을 짜기 어려운 미자립교회를 위해 직접 구성한 여름성경학교 프로그램을 나누기로 했다.
김 목사는 지난 20일 다음세대 교역자들이 모여 있는 페이스북 그룹에 ‘교회학교의 여름 사역을 돕기 위해 여름성경학교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누겠다’는 글을 올렸다. 코로나19로 사역 환경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만큼 현 상황에 맞는 커리큘럼을 짤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교역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300개가 넘는 요청 댓글이 달렸다. 프로그램은 22일 모세오경 파트를 시작으로 차례차례 공개될 예정이다.
그가 아무런 대가 없이 이런 나눔을 계획한 건 여름성경학교를 계기로 교회 교육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다음세대 사역이 어려움을 겪었던 가장 큰 이유는 교회에서만 들을 수 있는 얘기, 즉 성경적 목회가 부족했던 것”이라며 “특히 전반기 동안 코로나19로 온라인 예배를 했기 때문에 교회의 교육 역량과 학생 성도들의 신앙을 점검하는 이번 여름성경학교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김 목사가 대표로 있는 오감성경의 운영 취지와도 맞닿아있다. 오감성경은 ‘머리로 배우고 온몸으로 익히는 성경’을 신조로 성경 교육 방법을 연구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역 단체다.
김 목사는 성경 내용을 모세오경, 역사·선지서, 사복음서, 사도·서신서, 요한계시록 등 다섯 부분으로 나눈 후 각각 3시간 6시간 9시간 12시간 2박3일 버전으로 커리큘럼을 짰다. 총 25개의 프로그램이 있는 셈이다. 코로나19로 이전처럼 숙박일정이 포함된 수련회를 하기 어려운 교회들을 위한 아이디어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김 목사는 성경 그 자체로도 재미를 갖게 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블록을 활용한 성경 개관 공부부터 성경 내용을 활용해 조별로 단편 영화를 만들어 발표하는 순서 등 학생들이 참여하며 성경을 익힐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가 포함됐다. 성경 구절에 음을 붙인 찬양 악보도 함께 제공한다. 2박3일 프로그램에는 성경을 통독할 수 있는 순서를 포함해 성경의 본질에 더 가까워질 수 있게 했다.
김 목사는 성경을 바르게 가르치면 교회가 바로 선다고 확신했다. 그는 “그동안 여름성경학교가 재미 위주의 콘텐츠만 추구하다가 성경이라는 본질을 놓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볼 좋은 기회”라며 “본질로 돌아가면서 동시에 성경만으로도 재미있는 성경학교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프로그램이 정답은 아닐 수 있지만, 제대로 된 성경 교육을 하고 싶어도 방법을 몰라 고민했던 교회들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