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의 고통은 평등하지 않다… 복지 사각 살펴야”

입력 2020-04-24 00:0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불러온 위기 극복을 위해 개신교 천주교 불교 등 3대 종교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위원회와 천주교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는 22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코로나19가 불러온 위기와 종교의 사회적 역할’이라는 주제로 토론회(사진)를 열고 종교 간 협력과 연대를 약속했다. 3대 종교 관계자들은 재난에 따른 고통조차 평등하지 못한 현실에 공감하며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NCCK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최형묵 목사는 “사회적·경제적 위기로 인한 부담과 고통이 약자에게 가중되게 해서는 안 된다”며 “취약한 조건 가운데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조치들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 인권과 노동권 보장은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가치라는 것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며 “교회가 짊어진 사회적 책임을 환기하는 게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장 지몽 스님도 “경제·인권 사각지대에서 고통받는 계층에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며 “코로나 확산 상황과 경제위기에 따라 눈높이에 맞는 대응 방안이 논의되고 실천돼야 한다”고 말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장인 이주형 신부는 “종교가 종교 본연의 역할과 위치를 회복해야 한다”며 “진정한 종교성 회복은 건강한 사회를 위한 귀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발제자로 참석한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김혜진 상임집행위원은 “코로나19로 노동·인권 등 권리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삶이 무너질 뿐 아니라 사각지대가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며 “종교계가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사회에 알려, 사회보장제도가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변화를 이끌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