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예배 재개하더라도 교회가 방역 모범 보이자

입력 2020-04-24 04:03
정부가 지난 20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부분적으로 완화함에 따라 예배를 재개하는 교회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현장예배를 중단하고 부활절 예배도 온라인으로 올렸던 한국 교회들은 이런 완화 국면이나 앞으로 찾아오게 될 생활방역 체제에서도 자발적으로 방역 수칙을 준수해 공동체에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다.

한국기독교언론포럼이 19일 성도 1000명 이상 교회 412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3.1%인 260곳이 현장예배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사랑의교회가 부활절 감사예배를 26일 드리기로 하는 등 이번 주일이 여러 교회가 현장예배에 복귀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종교시설 운영 중단 권고를 자제 권고로 수위를 낮췄지만 각 교회는 예배를 통해 코로나19가 확산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교회 밖에서는 벌써 행락 인파가 늘면서 제주도 등지의 숙박 레저 시설 예약이 꽉 차는 등 긴장 이완의 징후가 완연히 나타나고 있다. 특히 4월 30일~5월 5일 징검다리 연휴를 앞두고 있어 방역 당국이 코로나19 2차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믿는 사람들이 모여 함께 예배하는 기쁨을 공동체를 위해 기꺼이 내놓았던 한국 교회는 기독인의 소박하고 절제하는 미덕을 끝까지 지킴으로써 유종의 미를 거둬야겠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22일 생명 사랑의 정신으로 사회적인 행동에서 모범이 되고,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을 돕는 데 더욱 힘쓰자는 성명을 낸 것도 이 때문이다. 예배 참석자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발열 검사와 손 소독을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 예배 좌석을 1m 이상 띄우고, 유사시 동선 파악이 곧바로 이뤄지도록 인적사항을 작성해야 한다. 발열이나 기침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 현장예배 참석을 미루고 노약자들은 당분간 출석을 자제하는 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