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의 만남-김학중 목사] “기도로 응답받은 후… 기도한 대로 살아야”

입력 2020-04-24 00:02
하나님이 원하는 기도는 무엇인지를 소개하는 신간 ‘답은, 기도’를 펴낸 김학중 안산 꿈의교회 목사. 꿈의교회 제공

성경에는 여러 인간이 등장한다. 죽을병에 걸려 신음하는 히스기야, 최선을 다했건만 모든 게 수포가 된 므낫세, 불임으로 고통받는 한나…. 읽다 보면 ‘내 이야기다’ 싶은 게 하나쯤은 있다. 김학중(55) 안산 꿈의교회 목사가 최근 펴낸 ‘답은, 기도’(예수전도단)는 이들 성경 인물이 하나님께 아뢴 기도 가운데 정수를 뽑아냈다.

김 목사는 최근 인터뷰에서 “수천 년 전 인물의 이야기가 주는 공명의 힘, 이것이 성경의 장점”이라며 “여러 상황 가운데 하나님께 부르짖었던 이들의 기도가 우리에게 답을 주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성경의 모든 인물이 중요하고 모든 기도가 중요하다”고 했다.


김 목사는 스스로 ‘기도로 하나님을 만난 사람, 기도로 하나님 발자국을 따라가는 사람, 기도로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1993년 경기도 안산에 지금의 교회를 개척하고 방송 사역으로 주목받았지만, “하나님 앞에선 그저 한 사람의 진실한 기도자이길 원한다”고 했다.

책은 성경 인물의 기도법을 육하원칙에 따라 소개한다. 이론 위주의 글은 아니다. 하나님을 향해 기도하는 군상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자연스레 기도법을 설명한다. 그는 “40년 신앙생활 동안 기도가 중요하다는 건 알았지만, 어떻게 하는지에 관한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며 “‘하나님이 원하는 기도’는 무엇인지 알고자 성경을 찾아보면서 이 책을 쓰게 됐다”고 했다.

김 목사는 성경 내용을 쉽게 풀어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책을 집필했다. 기도는 실행이 중요하다. 독자가 책을 읽으면서 바로 기도해볼 수 있도록 각 장 끝에 ‘기도문’을 넣었다. “시작만 화려한 기도가 아니라 마감이 아름다운 기도가 하게 하소서” 등 시적인 문장이 많다.

책은 기도와 삶의 일치를 강조한다. 기도해서 하나님께 응답받더라도 삶에서의 실천이 중요하다. 책은 그 이유를 이렇게 기록한다.

“인생의 고비를 만나고 고난의 한복판에 서 있을 때는 누구나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한다. 그러나 진짜 믿음은 문제를 해결 받고 난 이후에 드러난다.… 이때부터가 기도의 시작이다. 응답받은 후에도 기도는 계속돼야 한다.”

이 대목에서 그는 우리 사회에서 책망받는 교회의 현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김 목사는 “어느 나라보다 기도를 많이 하는 한국교회가 왜 지탄의 대상이 됐나. 기도와 삶이 일치하지 않아서 아닌가”라며 “예배 중 화목을 위해 기도하면서도 싸우기 일쑤고, ‘이것만 해결해주면 주님을 위해 살겠다’고 기도하고는 마음대로 살았다. 우리의 기도에 힘이 없는 이유”라고 개탄했다.

한국교회의 기틀을 세운 선배들은 달랐다. 삶에서 기도가 나왔고, 기도한 대로 살았다. 김 목사는 우리 기도도 이래야 한다고 했다.

“기도는 삶의 일부여야 하고, 삶은 기도로 농축해야 진짜가 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가운데 그리스도인은 교만을 버리고 사랑의 마음을 구하는 기도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인간의 힘으론 감당할 수 없는 오늘날 상황에서 그는 엘리야의 기도를 떠올렸다. 엘리야는 ‘누가 참 신인가’를 놓고 바알 선지자 450명과 겨루며 하나님의 응답을 받았다. 바알 선지자들이 6시간 동안 간절히 기도해도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엘리야가 단 한 번 기도하자 하늘에서 불이 떨어졌다.

김 목사는 “코로나19 사태는 기고만장했던 인간이 나약함을 드러낸 단적인 사건”이라며 “엘리야는 세상 대신 하나님께 의지하는 편을 택했다. 교만과 이기주의를 버리고, 사랑의 마음을 달라고 기도하자”고 했다.

이렇게 기도할 때, 한국교회는 코로나19로 촉발된 위기를 기회로 선용할 수 있다. 그는 이 책이 그 마중물이 되길 기대했다. 김 목사는 다음 달쯤 책의 워크북인 ‘지금부터, 기도’를 펴낸다.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실천 방법을 전수하는 ‘기도 세미나’도 준비 중이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