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대체육”… 채식인구 150만 식품업 시장선점 경쟁

입력 2020-04-27 17:23

전 세계적으로 대체육 수요가 늘면서 국내 업체들도 관련 시장 공략을 위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미국 시장조사업체 CFRA에 따르면 2018년 약 22조원 규모였던 글로벌 대체육 시장 규모는 2030년 116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육류 소비를 줄이고 채식 위주의 식단을 소비하는 비거니즘(Veganism)이 글로벌 트렌드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비거니즘 확대 이유로 윤리적 소비와 개인 가치관, 웰빙 등이 꼽힌다.

국내 비건 소비자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채식협회에 따르면 2008년 15만명 수준이었던 국내 채식 소비자는 2018년 150만명으로 급격히 늘었다. 이는 총 인구의 2~3%에 달하는 수준이다.

식품업계는 이러한 수요에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동원F&B는 비욘드미트(Beyond Meat)와 독점 공급계약을 맺고 지난해 3월 ‘비욘드 버거’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출시 이후 누적 4만팩 이상이 판매됐다. 최근에는 콩과 버섯, 호박 등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만든 100% 식물성 대체육 제품인 ‘비욘드비프’와 ‘비욘드 소시지’를 출시해 제품군을 확대했다.

롯데푸드도 지난해 식물성 대체육류 제품 ‘엔네이처’ 브랜드를 선보이고 ‘엔네이처 제로미트 너겟’과 ‘엔네이처 제로미트 까스’ 2종을 출시했다. 롯데푸드 측은 추가적인 투자와 개발을 통해 스테이크와 햄, 소시지 등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SPC삼립은 최근 미국 푸드테크 기업 저스트와 국내 독점 생산·판매에 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2011년 설립된 저스트는 녹두를 주재료로 한 저스트 에그를 선보인 회사다. 저스트는 미국과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이미 3000만개에 달하는 저스트 에그 판매고를 달성한 바 있다.

저스트 에그는 맛과 냄새, 영양소 등에서 실제 계란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콜레스테롤이 없고 포화지방이 낮아 채식주의자는 물론 달걀 알레르기가 있는 소비자에게 주효하다. SPC삼립은 저스트 에그를 비롯해 ‘저스트 마요’, ‘저스트 드레싱’ 등을 하반기부터 국내에 공급한다.

롯데지알에스 롯데리아 역시 육류를 사용하지 않는 ‘미라클 버거’를 출시한 바 있다. 패티를 콩 단백질과 밀 단백질을 조합해 고기 식감을 살렸고, 소스는 달걀 대신 대두를 썼다. 빵도 우유 성분이 아닌 식물성 재료로 만들었다.

다만 채식을 선호하는 소비자들 이외의 일반 소비자들에게 관련 제품이 얼마나 매력적인 상품이 될지는 여러 의견이 있다. 우선 국내 시장만 해도 채식주의자는 전체 인구의 3% 정도에 불과한 만큼 이들의 소비만으로는 시장 확대에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일반 소비자들의 선택을 이끌어 내고 소비를 늘리는 것이 필수요소라는 의견이다.

대체육 최종 소비 목표는 모든 소비자이지만 현재로서는 맛과 가격 차이가 존재해 간극이 있다. 실제 비욘드미트의 인터넷 최저가는 227g 기준 약 1만원으로, 같은 중량의 소고기 패티의 가격의 최대 두배에 달한다. 따라서 고가의 가격에도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합당한 소비 이유를 제시하는 것도 관련 업체들이 풀어야 할 과제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채식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많지만 그렇지 않은 소비자들이 더욱 많은 상황이다. 기존 육류 제품과의 격차를 줄이고 건강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 필요하다. 아직은 갈 길이 먼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현우 쿠키뉴스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