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양향자(광주 서을·사진) 당선인 앞에는 ‘최초’ ‘유일’ 수식어가 붙는다. 삼성전자 최초의 고졸 출신 여성 임원, 호남 지역 유일한 여성 당선인 등이다. 다양한 유리천장을 깨온 그는 그럼에도 “나처럼 노력하면 된다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목소리를 내고 싶다고 했다. 실물경제 전문가로서의 자부심도 드러냈다. “급격하게 변하는 산업 패러다임에 국회가 선제 대응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제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양 당선인은 22일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4년 동안 압축성장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4년 전 문재인 민주당 대표 손에 영입됐다가 낙마한 그는 이번 총선 천정배 민생당 의원과의 리턴매치에서 넉넉한 승리를 거뒀다. 지난 4년간 원외에서 정치 경험을 차곡차곡 쌓았다.
고졸·호남·여성·경제로 설명되는 그가 국회에 들어와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것은 의외로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이다. 전남 화순 출신인 그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정신은 대한민국 정신의 근간이라는 긍지가 있다”며 “역사 왜곡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률을 발의해 후손들이 당당하게 살아갈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실에 30년간 몸담았던 경제 전문가로서 하고 싶은 일도 많다. “4차 산업혁명이라고 일컬어지는 모든 산업의 뿌리와 줄기, 잎이 반도체”라며 “10~15년 후를 보고 기술 개발을 해왔던 경험을 신산업에 필요한 법안, 정책을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21대 국회 통틀어 호남 지역 유일의 여성 정치인이라는 상징성도 크다. 양 당선인은 “가장 큰 강점이면서도 안타까운 일”이라며 “나처럼 정치하라고 하고 싶지 않다. 여성이 더 많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또 “출산이 출세를 막고, 육아가 경력 단절로 이어지지 않는 사회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눈여겨보는 야당의 초선 의원은 누가 있을까.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을 지낸 한무경 미래통합당 당선인을 꼽았다. “여성 경제인들이 역할을 하기가 정말 어려운데 그분의 활약상을 보면서 믿음이 가고 잘할 거라는 생각이 들고, 함께 연대해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느낀다”고 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