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개념없이 살다 주님 영접하고 복음 전파 사명에 몸·마음 다해

입력 2020-04-27 00:09

농촌에서 태어나 동네 언니, 오빠들과 들로 산으로 뛰어다니며 복잡한 생각 없이 단순하게 살았다. 고민 없는 이런 성격은 뜻하지 않은 사고를 많이 일으켰다. 어느 겨울 동네 친구들과 불장난을 하는데 동생이 손을 호호 불며 다가오기에 손을 따뜻하게 해 준다며 불에 달아오른 돌을 손바닥에 올려놓아 화상을 입혔고, 튀김이 먹고 싶어 반죽한 밀가루가 담긴 플라스틱 쌀 조리개를 프라이팬에 넣어 순식간에 녹이기도 했다. 대학입시도 아무 계획도, 고민도 없이 봐서 불합격했고 재수마저 실패해 전혀 뜻하지 않은 전자계산학과에 들어갔다.

졸업이 다가와도 취업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았다. 친구들이 자격증 공부를 하자는 말에 따라했고 운 좋게 취직했다. 빡빡한 스케줄에 늘 생각해야 하는 직장생활은 적응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전산실의 프로그램 코딩 하나에도 온 신경을 집중하다 보니 급기야 스트레스성 장염으로 난생처음 입원까지 했다. 도저히 견딜 수 없어 직장을 그만두고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해서 경찰청에서 주관하는 1차 필기시험에 합격했다. 그런데 2차 체력검사가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바로 전날 열심히 연습했더니 정작 시험 당일에는 배가 당기고 팔이 아파 윗몸일으키기 하나도 못하고 탈락했다. 스스로 생각해도 정말 개념이 없고 한심했다.

학원에 다니던 중 신앙과 삶이 너무 좋은 한마음교회 어느 언니를 만났다. 언니는 ‘예수님은 실존인물이고 부활은 역사책에도 기록된 실제 사건이다’며 복음을 전했고 나는 언니를 따라 교회에 갔다. 해같이 밝은 성도들의 모습에 마음이 활짝 열릴 때 목사님께서 도마가 ‘나의 주! 나의 하나님!’이란 고백을 하며 굴복하는 장면과 사도행전 2장에서 베드로의 부활 선포와 회개하는 유대인들을 말씀하셨다. ‘아니 뭐지? 나도 예수님이 하나님이라고 고백해왔는데, 왜 저들 같은 기쁨과 확신이 없지?’ 순간 하나님의 말씀을 아무 생각 없이 듣고만 있었음을 알게 됐다. 그때부터 진지하게 예수님의 부활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사도행전 17장 말씀을 읽다가 ‘우주와 만유를 지으신 자! 만민에게 생명과 호흡과 만물을 친히 주시는 자! 우리가 그를 힘입어 살며 기동하며 있다’는 구절이 마음에 쾅 닿았다. ‘아! 하나님이 바로 이런 분이셨구나!’ 그분은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하신, 온 우주보다 크신 하나님이셨다. 그런데 그동안 나는 예수님은 실존인물이고, 예수님의 부활을 머리로만 인정하는 딱 거기까지였다. 예수님을 믿는다면서 세상 가치관에서 벗어나지 못한 내가 얼마나 어리석은 자인지 선명히 비춰졌다. 그리고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부활은 성경의 예언대로 하나님을 알 수 있는 유일한 표적이었다. 순간 ‘나는 하늘로부터 내려온 생명의 떡이다. 나는 위에서 났고, 세상에 속하지 않았다. 내가 바로 하나님이다’고 하신 말씀이 떠오르며 도마의 고백이 터져 나왔다. ‘하나님! 정말 살아 계셨군요! 감히 하나님을 배척하고 제 멋대로 살았던 죄를 용서해 주세요. 당신은 나의 주! 나의 하나님이십니다.’

그렇게 예수님을 영접하니 초점이 오직 예수님께로 맞춰지고 이 땅에서의 우선순위도 너무 정확해졌다. 이제 내겐 부활하신 예수님을 통해 내 뜻대로가 아닌 하나님의 피값으로 산 영혼과 공동체를 위해 사는 것이 삶의 유일한 목적이 됐다. 하나님께서 주신 복음 전파의 사명 감당에 온 몸과 마음을 드리리라 다짐한다.

유경미 청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