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바꾼 이단 통일교… 성도들 경계해야

입력 2020-04-23 00:04
한국교회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총재 한학자)이 최근 명칭을 ‘하늘부모님 교단’으로 변경했다. 한학자(77) 총재의 후계 구도를 공고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기성 통일교 한국회장은 지난 5일 홈페이지에 올린 ‘참어머님 특별 메시지’ 영상을 통해 한 총재의 명칭 변경 의중을 전했다. ‘참어머님’은 한 총재를 지칭한다. 이 회장은 “(참어머니는) 아직도 77억이나 되는 인류를 품어야 하는 자리에 있다”면서 “그들을 품을 때까지 더는 통일교나 가정연합이란 이름을 사용하지 않겠다. ‘하늘부모님 교단’, 영어로는 ‘헤븐리 페어런츠 처치(Heavenly Parents Church)’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는 한 총재 자신이 통일교 창시자 문선명(1920~2012)의 정체성을 이어받은 후계자임을 명확히 하려는 시도라고 봤다. 탁 교수는 “한 총재와 그의 아들 문현진 문형진씨는 문선명 사후 각자의 정통성을 주장하며 후계자 싸움을 벌이고 있다”면서 “한 총재가 자신이 운영 중인 교단 명칭을 ‘하늘부모님’이라고 바꾼 것은 바로 자신이 문선명의 정통성을 이어받았음을 확실히 하려는 의도다. 이를 통해 신도들을 통제하고 조직 정비를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일교는 문선명과 한 총재 부부를 ‘하늘부모님’이 예수에 이어 지상에 보낸 독생자와 독생녀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한 총재의 아들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탁 교수는 “교회로 침투하는 신천지와 달리 통일교는 각종 문화사업, 의료·교육 사업을 통해 사회 속으로 침투한다”며 “한국교회 성도는 경각심을 갖고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