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유튜브로 장사 팁 알려주고 경제 강의

입력 2020-04-23 04:05

“(지금 이 시기에는) ‘안심할 수 있는 가게’라는 신뢰를 줄 수 있는게 진짜 친절입니다.” ‘신한 소호(SOHO) 사관학교’ 강사인 김유진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피해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에게 영업 ‘팁’을 하나씩 제시했다.

이 영상에는 표로 만든 ‘코로나19 극복 포인트’가 등장하고, 영업 노하우를 실천한 식당 주인의 사례와 고객들의 반응 등도 담겼다. 이 영상은 신한은행이 자사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 콘텐츠인데, 한 편의 잘 만들어진 강의 같았다. ‘언택트(비대면)’ 문화를 몰고 온 코로나19가 금융권, 특히 은행들의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유튜브가 대표적이다.

코로나19 관련 대출상품을 소개하면서 고객을 끌어들이고, 경제에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에 발맞춰 경제·금융·투자 강의도 선보인다.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기회로 유튜브 금융교육 보급에도 팔을 걷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최근 코로나19 피해지원 대출상품을 정리한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피해지원 대출 상품이 다양하고 내용이 복잡해 고객들이 지점을 여러 차례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상품 종류와 대출 신청 시 유의사항까지 곁들여 알기 쉽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BNK경남은행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경영안정자금 홀짝제 시행 등에 따른 대출 정보를 영상으로 만들었다.

자산관리, 경제시황 분석 등 경제·금융 지식과 투자 노하우 등을 제공하는 콘텐츠도 눈길을 끈다. 신한은행 유튜브 채널의 ‘전문가 이슈톡톡’ 코너가 대표적이다.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2월 말부터 오프라인 이슈 세미나가 중단되자 유튜브로 대체한 강의다. 15분 분량의 ‘경제시황 분석 세미나’의 경우 심층적이면서도 재미가 있다는 반응이 많다. 원유의 발견, 석유 파동 등 원유시장의 역사를 다룬 영상은 수준 높다는 평가와 함께 호응도가 높다. SC제일은행의 경우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자산관리 고객에게 시장전망, 투자전략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초·중·고생들을 대상으로 한 영상 콘텐츠도 등장하고 있다. 예·적금이나 환전 등의 개념을 알기 쉽게 정리해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가 하면 은행원의 일상과 업무 등 진로탐색에 도움을 주는 영상도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유튜브가 대세로 자리매김한 상황에서 잘 만들어진 유튜브 콘텐츠는 홍보와 잠재적 고객 확보, 사회공헌 등 부수적 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있는 수단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