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4월 말 ‘꽃샘한파’… 시베리아 기후변화 때문

입력 2020-04-23 04:06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린 22일 강원도 강릉과 평창을 연결하는 대관령 도로변에 고드름이 매달려 있다. 연합뉴스

4월 하순에 접어들었는데도 전국 곳곳에 강한 바람을 동반한 꽃샘추위가 이어졌다. 22일 서울에는 기상 관측 이래 처음으로 ‘4월 하순 눈’이 관측되기도 했다. 이번 추위는 24일까지 이어진 뒤 주말부터 서서히 평년 기온을 회복할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2.1도~영상 8.7도를 기록했다.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4.1도로 평년(1981~2010년) 4월 하순 평균 최저기온(9.6도)에 비해 5도 이상 낮았다.

기상청 서울관측소에서는 눈과 비가 섞여 내리는 진눈깨비가 오후 2시쯤 관측됐는데 4월 하순에 눈이 온 것은 1907년 기상 관측 이래 처음이다. 역대 4월의 눈 관측 기록으로는 1911년 4월 19일 이후 가장 늦은 기록이다.

추위는 23일에도 이어져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이 0도에서 영상 7도 사이의 분포를 보이며 쌀쌀하겠다. 서울은 4도에서 출발해 낮 최고기온이 13도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24일에는 다시 일부 지역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4월 말 꽃샘추위가 나타난 이유는 시베리아 대륙의 기후변화 때문이다. 시베리아 대륙의 기온이 평년보다 크게 올라 상층에 고기압이 생성됐고, 우리나라 인근에 저기압이 형성되면서 북서쪽 찬공기가 우리나라로 유입돼 평년보다 추워진 것이다.

특히 강풍이 더해지면서 체감온도는 더 낮아졌다. 기상청은 일부 남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에 지난 21일부터 발효됐던 강풍특보가 22일 늦은 오후부터 밤사이 대부분 해제됐지만 여전히 전국에서 다소 강한 바람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25일 다시 세찬 바람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추위는 주말인 25일부터 차차 풀릴 전망이다. 25일 전국의 최고기온은 15~26도로 오를 것으로 예측되며 다음 주부터 평년 기온을 회복할 전망이다. 이날 전국 주요 지역 기온은 서울 9~18도, 인천 9~15도, 대전 9~20도 등으로 예보됐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