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동광로 SDC인터내셔널스쿨(sdcschool.kr)은 요즘 잔치 분위기다. 재학생들이 한국 및 미국 대학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속속 듣고 있기 때문이다. 장학금을 받고 유학 생활을 하게 된 학생도 줄을 잇는다. SDC는 홀리씨즈교회 교회학교(학원)다.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다음세대를 일으켜라’는 표어를 갖고 초·중·고등부 300여명이 소속돼 있다.
지난 21일 교회에서 만난 SDC 이사장 서대천(57) 목사는 “명문대학에 가는 것만이 SDC의 교육목표가 아니다. 나누고 베풀고 섬길 줄 아는 하나님 중심의 교육, 명품 리더십 교육을 지향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서 목사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학생들과 만나지 못하고 화상 수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감사하다고 했다. 학생들과 스마트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대화방에서 늘 소통한다. 머지않아 개학하면 평일엔 학생과 함께하고 주일에는 홀리씨즈교회 담임으로 지역주민 및 교직원과 함께 예배드린다.
고려대 수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북한학을 전공한 그는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하다 늦은 나이에 신학공부를 시작했고 2009년 목사안수를 받았다. 현재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소속 홀리씨즈교회를 담임하며 청소년 목회에 집중하고 있다.
“학원사업도 했어요. 저녁 늦게까지 공부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한국교회와 나라를 책임질 다음세대를 양육하는 것이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믿음으로 성장하는 아이들을 보면 그렇게 행복할 수 없어요.”
그는 대한민국 대학입시에 대해 “윗자리 잡기의 시작이고 욕망을 부추기는 수단이다. 계층이 고착화되고 엄마들의 대리 전쟁터로 전락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오로지 공부만을 요구하고 정작 공부보다 중요한 자아존중, 인성과 영성을 가르치지 않는 결과가 아이들을 ‘공부 괴물’로 만들고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그 때문에 그는 소위 ‘학교 졸업장’이라는 기득권을 포기했다. “그래서 생긴 것이 SDC이며, SDC 학원과 홀리씨즈교회가 역할을 분담하고 다음세대를 훌륭한 하나님의 인재로 양육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교회학교가 이 땅의 소망”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교회가 제대로 교회학교를 준비하고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요일에 1시간 교회에 나가 온전한 신앙을 갖기 쉽지 않습니다. 교회 성장도 이룰 수 없고요. 한국처럼 치열한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는 교회학교의 회복은 어려울 수밖에 없어요.”
그는 “우리나라는 세계 곳곳에 수만명의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지만 정작 선교사가 필요한 곳은 대한민국 청소년들”이라고 지적했다.
“제가 자란 1970~80년대는 교회가 이 사회의 문화 콘텐츠를 양산하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교회는 그 기능을 많이 잃어버렸습니다. 기복신앙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국가백년대계인 교육을 살리는 길은 성경 말씀에 입각한 기독교 인성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하나님을 바로 알리지 못한 목회자들의 회개와 다음세대를 섬기고 세우는 일, 하나님의 계획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노력이 절실한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SDC에 대해 “이런 교육상황을 안타까워하며 기독교 세계관으로 온전한 교육을 회복하고자 노력하는 교회학교”라고 설명했다.
SDC는 ‘5성급 글로벌 인재양성’이 목표다. 5성은 이성과 지성, 감성 체성 영성의 능력을 고루 갖춘 다음세대를 양육하는 것이다.
성경과 문학, 고전 철학 리더십 세미나 등을 통한 이성교육과 영어를 포함한 언어습득, 독서, 스피치, 토론, 리더십 훈련을 통해 지성 교육에 힘쓴다. 방과 후 오케스트라와 합창 연극 뮤지컬 워십 바자 콘서트 체육대회 등으로 감성 및 체성교육을 한다. 예배와 경건의 시간(QT), 기도 성경공부 간증 성가대 등 영성 교육이 활발하다.
SDC는 영어 Spiritual(영성이 있는), Dreaming(꿈을 꾸는), Capable(능력 있는)의 앞글자를 딴 말이다. 학생들이 변화하는 교육기관으로 유명하다. 또한 무너진 가정이 회복되는 간증이 잇따른다. 예배와 기도, 성경공부, 신앙훈련 등을 통해 하나님 말씀을 깨닫게 하니 자연스레 생기는 현상이다. 입소문이 나면서 부산, 광주는 물론 일본이나 캐나다에서 유학하던 학생까지 귀국해 SDC에 입학했다. 신앙이 없던 부모들은 자녀와 함께 교회에 다니면서 예수를 영접했다.
서 목사는 “아이가 서울대에 갔다고 하면 우리는 모두 ‘와 부럽다’고 한다. 그러나 과연 이것을 교육에 성공했다고 해야 할까”라고 반문했다.
“아이의 상태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교육의 성공이기보다 학습의 성공일 경우가 많습니다. 교육은 사람을 만드는 일입니다. 삶의 희망을 주는 일, 당당하게 내일을 바라보는 용기를 주는 일,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참된 기쁨을 누리도록 도와주는 일입니다.”
그는 학비가 부족한 아이들을 정성스레 돕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공동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유럭스 회장, 국가보훈안보연구원 이사장, 우리민족교류협회 공동회장 겸 북방선교회장, 글로벌선교회 회장,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 이사, 성산전도협회 대표회장 등을 맡고 있다. 칼빈대에서 명예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