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를 선출하는 8월 전당대회에는 송영길(5선)·홍영표·이인영·우원식·우상호(4선) 의원의 출마가 거론된다. 86세대 맏형으로 꼽히는 송 의원은 2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저의 당권 도전은 공지의 사실 아니겠느냐”며 2년 전에 이어 재도전할 의사가 있음을 감추지 않았다. 송 의원은 당시 이해찬 대표에게 밀렸지만 친문재인계의 지지를 받은 김진표 의원을 누르고 2위를 기록했다.
86세대보다 조금 앞선 70년대 학번인 우원식·홍영표 의원도 각각 당권 도전 의사를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홍 의원은 대표적인 친문 인사로 분류된다.
76학번인 우원식 의원은 긴급조치 세대로, 이인영 원내대표와 같은 김근태계이자 민평련계다. 민평련계는 김근태 전 상임고문의 정신을 따르는 재야운동권 출신들로, 민주당 내에서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목소리를 꾸준히 내왔다. 우원식 의원의 당 대표 출마 의지가 강한 상황이라 이 원내대표는 전당대회에 불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과거 당내 선거 때마다 이들은 후보 단일화를 통해 결집된 힘을 보여주곤 했다.
차기 서울시장 선거 출마 뜻이 강한 우상호 의원 역시 우원식 의원, 송 의원 등과의 친분 관계를 고려해 이번 당권에는 도전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홍 의원은 친문, 우원식 의원은 민평련계, 송 의원은 비문·호남계의 지지를 기반 삼아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당권 도전 가능성이 열려있는 조정식 정책위의장과 10여년 만에 정치권으로 돌아온 이광재 당선인도 86세대의 대표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다.
5월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86세대 간 경쟁이 치열하다. 김태년·윤호중(4선) 의원은 물론 전해철·박완주·박홍근·윤관석(3선) 의원도 모두 세대로 보면 86세대에 해당한다. 하지만 정치적 지향이나 노선에선 차이가 분명하다. 원내 수장 경쟁은 크게 친문 대 더미래의 구도가 될 전망이다. 더미래는 2015년 만들어진 당내 정책연구 모임으로 현재 전현직 의원 32명이 참여하고 있다. 현재 진선미 의원이 대표를 맡고 있는 더미래 역시 86세대가 주축이다. 지난해 원내대표 선거 당시 이 원내대표 당선에는 더미래의 지지가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친문 인사인 김태년 의원과 전해철 의원의 후보 단일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친이해찬계 윤호중 사무총장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김태년 의원과의 교통정리를 진행 중이지만 이 또한 어려운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년 의원은 “아직까지 정해진 것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더미래는 지난 20일 긴급 모임을 갖고 원내대표 선거와 관련해 논의를 했다. 박완주 의원은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면서도 “21대에는 꼭 원내대표에 나간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박홍근·윤관석 의원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0대 국회에서 우상호, 이인영 의원이 원내대표직을 원만히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86세대 능력은 어느 정도 검증된 상태다. 이를 발판삼아 21대 국회에서 3선이 된 이들 역시 다양한 당직과 국회직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미래는 22일 정기 모임에서 원내대표 선거 관련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박완주 의원은 “86세대는 민주화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라는 정치적 성과를 냈고, 50대로서 안정적인 경험을 쌓았다”며 “21대 국회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가현 신재희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