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또 신변이상설… 정부 “지방서 활동” 일축

입력 2020-04-22 04:04

김정은(사진)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심혈관 수술을 받았으며 현재 위독한 상태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 위원장이 김일성 주석 생일인 ‘태양절’ 참배에 이례적으로 불참하면서 불거진 신변이상설이 위독설로 확대됐다. 김 위원장은 집권 초기부터 건강이 좋지 않다는 추측이 끊이지 않았고, 실제로 건강이상설, 위중설이 반복적으로 흘러나왔다. 극도로 폐쇄적인 북한 지도체제 특성 탓에 이런 설이 흘러나오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는 현상이 되풀이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김 위원장이 현재 의료시설이 아니라 지방에서 정상적으로 활동 중이라며 관련 보도를 일축했다.

CNN방송은 20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이 수술을 받고 중태에 빠졌다는 정보를 미국 정부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미국 관리는 “김 위원장 건강을 둘러싼 각종 우려는 신빙성이 있으나 얼마나 위중한지 파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앞서 북한전문 매체 데일리NK는 김 위원장이 전용 병원 향산진료소에서 심혈관계 시술을 받고 특각(별장)에서 치료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 위독설의 발단은 지난 15일 태양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 위원장이 당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참석하지 않자 일부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서 신변이상설이 제기됐다. ‘백두혈통’의 정통성을 중시하는 북한 체제 특성상 최고지도자가 태양절 참배에 불참하는 건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 주재를 마지막으로 열흘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은 2014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에도 참배를 하지 않았다. 국가정보원은 김 위원장이 그해 9~10월 발목 수술을 받았다고 국회 정보위에 보고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수술 이후 간혹 왼쪽 발을 절뚝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에도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이 포착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면 국내에선 신변이상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시일이 흐른 뒤엔 김 위원장은 건재한 모습을 과시해 왔다.

정부는 김 위원장 위독설을 부인하며 진화에 나섰다. 북한 내부에서 김 위원장의 신변이상을 짐작케 하는 동향이 전혀 감지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부는 김 위원장이 평안북도 묘향산지구의 향산진료소가 아니라 원산 지역에서 측근들과 함께 머무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은 현재 측근 인사들과 지방에 체류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특이 동향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당과 군부, 내각도 비상경계 등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며 “김 위원장은 정상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민기 국회 정보위원장도 국정원 보고를 청취한 뒤 “김 위원장의 건강상 특이 징후는 없는 것 같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북한과 외교적으로 가까운 중국 역시 김 위원장 위독설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매우 위중하다고 여겨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보도의) 출처가 어디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 위독설은 수그러들지 않는 분위기다.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정통한 사람’에게서 들었다며 “(김 위원장이) 지난 12일 심혈관질환 시술을 받은 건 맞는 듯하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주 심장 수술을 받았으며 건강이 매우 좋지 않다는 첩보를 미국 정부가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조성은 임성수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