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접목시킨 쇼핑 앱이 등장한다. ‘유통 공룡’ 롯데의 쇼핑 계열사 7곳을 통합해 만든 쇼핑 앱 ‘롯데온(ON)’이 이달 말 공개된다. 롯데가 2년 이상 공들여 만든 롯데온의 등장이 이커머스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업계 안팎에서 관심이 모이고 있다.
롯데쇼핑은 빅데이터 정보를 토대로 IT 기술을 활용한 ‘소비자 중심형 앱’을 지향해 만든 롯데온을 28일 론칭한다고 21일 밝혔다. 롯데온은 롯데 7개 쇼핑 계열사(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롭스, 롯데닷컴, 롯데홈쇼핑, 롯데하이마트)의 온라인 쇼핑몰을 로그인 한 번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쇼핑 앱이다.
오랜 유통 노하우와 3900만명의 롯데멤버스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술력을 앞세운 쇼핑 앱 롯데온은 IT 기술 기반의 개인 맞춤형 솔루션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이커머스에 따르면 롯데온은 개별 소비자의 구매 패턴을 400여 가지 속성 값으로 데이터를 만든 뒤 취향을 분석하고, 나이 직업 등까지 고려해 적합한 물건을 추천해주는 ‘퍼스널 쇼퍼’ 역할을 감당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누구나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쉽고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쇼핑 앱을 목표로 삼았다”며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추천하기 위해 AI에 분석을 맡겼다”고 설명했다.
쇼핑 앱의 상품 제안은 지금도 이커머스업계에서는 흔하게 쓰인다. 하지만 롯데온의 차별점은 소비자의 구매 패턴뿐 아니라 행동 패턴을 분석해 반영한다는 데 있다.
이런 식이다. A씨가 롯데마트 온라인 장바구니에 사과를 담아두고 사지는 않았다. 장바구니에 담아둔 것을 잊었거나 가격이 맞지 않았거나 다른 과일을 샀을 수 있다. 이런 때 롯데온은 A씨에게 가까운 백화점 식품관에서 진행하는 사과 행사 정보를 제공한다. A씨가 백화점에서 사과를 샀다면 일정 기간 사과 상품은 추천하지 않아 소비자의 피로도를 낮춰준다.
3900만명 회원의 구매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해당 소비자의 다음 구매 리스트를 예측하는 것도 가능하다. 나와 비슷한 구매 패턴을 보이는 다른 소비자의 구매 리스트를 참조해 AI가 다음에 사기 좋은 것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이커머스업계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는 배송 서비스에도 힘을 줬다. 바로배송, 당일배송, 새벽배송, 매장에서 상품을 가져가는 바로픽업 서비스 등 가운데서 선택할 수 있다. 원하는 상품을 받기까지의 시간과 방식을 소비자가 자유롭게 고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온은 전국 1만3000여개 오프라인 매장과 연동돼 있기 때문에 고객이 원하는 장소, 시간, 형태로 물건을 받도록 계획할 수 있다”며 “롯데는 ‘적시 배송’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료 회원제인 ‘롯데오너스’ 서비스도 제공한다.
앱 사용 환경도 소비자 친화적이다. 롯데온에 접속하면 개인의 쇼핑 관심사에 따라 구성된 ‘내 관심’(가칭) 페이지와 ‘매장온(ON)’ 페이지가 나온다. 매장온은 직접 지정한 오프라인 단골 매장, 좋아하는 브랜드의 지점 소식, 그 지점에서 나에게만 발송한 할인 혜택 등의 콘텐츠로 구성될 예정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온은 롯데의 신규 온라인 쇼핑 플랫폼인 동시에 ‘온·오프라인 채널의 빅데이터 융합 창구’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