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석 슈퍼 여당으로 거듭난 더불어민주당의 초선 의원 68명(지역구·비례 포함 시 85명)은 당의 미래를 결정할 ‘조타수’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들은 다음 달 7일 열리는 원내대표 선거와 전당대회를 포함해 정책과 문재인정부 국정과제 달성 등 당의 진로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초선 의원들은 당장 5월 원내대표 선거에서 ‘캐스팅 보터’로 떠올랐다. 이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원내대표의 향방이 결정될 수 있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21일 “초선 표심에 따라서 원내대표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보통 초선의 경우 인지도와 선명성 두 가지 요건을 갖춘 사람을 선택하게 된다”고 말했다.
차기 당 지도부 입성을 노리는 인사들은 총선 전부터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물밑작업에 들어갔다. 당대표에 뜻이 있는 선대위원장들은 총선 지원 유세에서 신인 후보들을 도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 의사가 있는 몇몇 중진 의원도 당선된 초선들에게 적극적으로 축하 인사를 하며 경선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역대 원내대표 경선 출마자들은 초선 의원들의 공약 이행에 협조하겠다는 맞춤형 문자메시지를 보내 초선들의 지지를 얻었다.
민주당과 비례정당 더불어시민당의 합당 시점도 중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원내대표 선거 이전 합당 가능성은 낮지만, 당대표 선거가 열리는 8월에 민주당 초선이 시민당 비례대표 17명을 더해 85명으로 늘어난다. 민주당 관계자는 “실무상 문제가 빨리 진행되더라도 원내대표 선거 전 합당 가능성은 낮다”며 “합당하면 초선은 더욱 늘게 된다”고 했다.
초선 의원들은 정책이나 현안에서도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21대 국회의 첫 쟁점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의 법조인 출신 초선은 소병철 이수진 최기상 이탄희 당선인 등 17명에 달한다. 이들은 검찰 개혁을 꾸준히 주장해 왔던 만큼 공수처 사안에서도 의견을 적극 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관료, 기업인 출신 초선 의원도 홍정민 홍성국 이용우 양향자 당선인 등 10여명이다.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각종 대책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정부 청와대 출신 초선 의원은 18명으로 교섭단체에 육박한다.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 고민정 전 대변인 등이 주요 국정과제 달성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