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가 어린이날(5월 5일)에 무관중으로 개막한다. 팀당 144경기씩 편성된 기존의 정규리그 경기 수는 유지됐다. 이를 위해 올스타전이 취소됐고,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가 축소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탓에 출범 38년 만에 처음으로 개막을 연기한 프로야구는 봄꽃이 지기 전에 페넌트레이스 6개월의 대장정을 출발하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1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캠코양재타워에서 정운찬 총재와 프로 10개 구단 사장의 이사회를 마친 뒤 “정규리그 개막일을 5월 5일로 확정했다”며 “시즌 초반의 안전한 운영을 위해 무관중 경기를 결정했다. 관중 유치는 코로나19 확산세를 살펴 단계적으로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식 개막전은 다음달 5일 오후 2시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는 한화와 SK의 경기다. 같은 시간 서울 잠실에서 두산과 LG, 경기도 수원에서 롯데와 KT, 대구에서 NC와 삼성, 광주에서 키움과 KIA의 대결이 일제히 펼쳐진다. 개막일은 당초 예정됐던 지난달 28일로부터 38일을 지연했다.
프로 10개 구단은 개막 연기로 약 30경기씩을 치르지 못했다. 하지만 KBO는 기존에 편성된 정규리그 경기 수를 모두 소화할 목표를 세웠다. 이에 따라 오는 7월로 예정됐던 올스타전은 취소됐다. 정규리그 3위 팀과 와일드카드 결정전 승자의 대결인 준플레이오프는 기존 5전 3선승제에서 3전 2선승제로 축소됐다. 시즌 중 우천 취소 경기는 6월 이전, 혹은 9월 이후에 더블헤더나 월요일 경기로 편성된다.
정규리그의 예정된 종료일은 11월 2일. 포스트시즌은 11월 4일부터 시작된다. 같은 달 15일부터 편성될 포스트시즌 경기는 동절기로 넘어가는 계절의 변수를 고려해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개최된다.
프로야구는 국내에서 연간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하는 종목이다. 2016년부터 3년간 800만 관중을 돌파했고, 열기가 한풀 꺾였다는 지난해의 관중 수만 해도 728만6008명으로 집계됐다. 프로야구 정규리그 개막일은 2020 도쿄올림픽 예선·랭킹전을 포함한 실외 종목의 국내 개최 논의에 힘을 실을 수 있다.
한국은 지난 12일 무관중 경기로 개막한 대만에 이어 세계 2번째로 프로야구를 시작하게 됐다. 미국 메이저리그(MLB)는 질병통제예방센터 지침에 따라 개막일을 5월 11일 이후로 잠정했다. 30개 구단을 애리조나주로 모아 정규리그를 시작하는 ‘애리조나 플랜’이 제시됐지만 LA 다저스 간판투수 클레이튼 커쇼 같은 스타플레이어들의 반발로 논의에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독립기념일(7월 4일) 개막론도 거론됐다. 일본야구기구(NPB)는 도쿄도를 포함해 전국의 긴급사태로 번진 코로나19 확산세에 ‘6월 개막’이 거론되고 있다.
KBO는 국내에서 코로나19 유행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면 정규리그 경기 수를 축소할 계획이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코로나19로 인한 변수가 많다. 이사회는 팀당 144경기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판단보다 우선 잡아놓은 일정에서 변수가 발생하면 줄이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줄어들게 될 경기 수는 팀 간 편차를 두지 않고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